가해자 "나는 왜 이리 많은 징역 받냐… 피해자 회복했다"
선처 호소했으나 징역 20년 선고… "반성·사죄 모습 없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가해자의 반성문을 공개했다. 사진=피해자 인스타그램 캡처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가해자의 반성문을 공개했다. 사진=피해자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여성을 뒤쫓아가 돌려차기로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뻔뻔한 내용의 반성문이 공개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 2-1부(재판장 최환)는 부산 서면에서 홀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가해자에 대해 강간·살인 미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 공개 등도 명령했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는 살인미수 혐의만 적용돼 징역 12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가 입었던 청바지에서 가해자의 DNA가 검출되는 등 추가 증거가 드러나면서 강간살인 미수로 공소장 내용이 변경됐다.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괜히 살았다. 왜 내가 살인 미수범 같죠? 왜 내가 이렇게 숨고 싶은지 모르겠다”며 “나는 미수에 그쳤기에 다행인거냐. 우연히 산 게 왜 이렇게 원망스러울까 싶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피해자가 공유한 반성문에 따르면 가해자는 “상해에서 중상해 살인미수까지 된 이유도 모르겠고 왜 저는 이리 많은 징역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저와 비슷한 묻지마 범죄의 ‘죄명, 형량’도 제각각인데 왜 나는 이리 많은 징역을 받아야 하냐”고 주장했다.

이어 “전과가 많다는 이유라면 저는 그에 맞는 형 집행을 다 했다. 피해자분은 회복이 되고 있으며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것을 봤다”며 “피해자라는 이유로 진단서, 소견서, 탄원서를 다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 잘못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정하지만 살인미수 형량은 너무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해자는 1심 선고를 석 달 앞둔 지난해 7월 살인미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큰 압박이라며 범죄자이면서도 한 부모의 자식이고 대한민국 국민이고 약자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엄중한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폭행이 아니라 복도 구석에서 성폭행을 하기 위한 고의적 폭행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를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취급했다. 반성과 사죄도 없어 법을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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