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J제일제당, 반년넘게 납품가 갈등
'대기업 독점' vs '반(反)쿠팡연대' 신경전

대형마트에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제품 ‘햇반‘이 진열돼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대형마트에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제품 ‘햇반‘이 진열돼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쿠팡과 CJ제일제당의 납품가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을 겨냥한 반격에 나섰고 CJ제일제당은 ‘반(反)쿠팡연대’의 동맹군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1일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1~5월 쿠팡 내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소·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는 내용이었다.

쿠팡 측은 “독과점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의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져 소비자 유입과 구매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업체명을 명시하지 않았을 뿐 업계에선 사실상 쿠팡이 CJ제일제당을 저격했다고 본다. 그만큼 쿠팡이 CJ제일제당과 겪는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6개월 이상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당시 쿠팡이 요구한 납품가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쿠팡은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이에 현재 CJ제일제당 제품은 쿠팡의 직매입 유통채널인 ‘로켓배송’을 통해 판매되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쿠팡 대신 신세계·네이버·컬리·11번가·티몬 등과 손을 잡고 공동 상품을 개발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반쿠팡연합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네이버쇼핑의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한 데 이어 최근에는 11번가와 함께 ‘슈팅배송 연합 캠페인’도 전개했다. 지난 8일에는 신세계그룹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여기에 티몬, 컬리와도 손을 잡고 쿠팡 고립화에 나섰다.

유통업계에선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갈등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서로 대체재가 많다 보니 이들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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