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폐쇄 이후 아사·법 위반 처형 등 두렵다" 폭로
"북한 상황,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

 북한이 주민들이 BBC와의 비밀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을 폭로했다. 사진=픽사베이
 북한이 주민들이 BBC와의 비밀 인터뷰를 통해 현 상황을 폭로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북한 주민들이 비밀 인터뷰에서 식량이 부족해 이웃이 굶어 죽었다고 폭로했다.

15일(한국시간) BBC는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지원으로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 3명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중간 국경 폐쇄 이후로 굶어 죽거나 법 위반으로 처형당할까 봐 두렵다고 북한의 현 상황을 알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인터뷰 내용은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양에 사는 한 주민은 지인의 세 식구가 집에서 굶어 죽는 경우도 있고,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서 집에서 목숨을 끊거나 죽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도 떠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죽을까봐 무서웠지만 이후에는 아사할까 봐 걱정된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가족이 먹을 음식이 없어 고군분투 하는 사람이 많고 아이들의 식량을 위해 며칠 동안 굶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제학자 피터 워드는 “평범한 중산층의 이웃이 굶어 죽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아직 전면적 사회 붕괴나 대규모 아사는 아니지만 좋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NKDB의 한나 송씨는 “10∼15년간 아사 사례는 거의 못 들어봤다. 북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으나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강에 가까이만 가도 가혹한 처벌을 받거나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무도 건너가지 않는 것이다.

BBC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식량 위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시사했으나 여전히 핵무기 개발을 우선시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 탄도미사일 63발을 발사했는데 이 비용은 5억달러(약 6375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 곡물 부족량을 메꾸고도 남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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