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바일 등 부진한 사업 정리, 과감한 결단력 돋보여
배터리·전장·바이오 신사업 중심 포트폴리오 확장 가속화
LG전자, LG디스플레이드 등 부진한 계열사 탈출구 마련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취임 초부터 꾸준히 ‘고객가치’ 중심의 경영을 펼친 그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알짜사업만 남겼고 현재 배터리와 전장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준비한다.

현재 국내외 여러 현안이 많지만, 구 회장은 일선에서 경영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래 먹거리 육성 등을 통해 그룹 전체 성장에 힘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후 줄곧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하는 경영을 펼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사진=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후 줄곧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하는 경영을 펼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사진=LG 제공

◆“선택과 집중 통했다”, LG그룹 시총 3배 뛰어 

2018년 6월29일 41세 나이로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주는 등 기업 가치 성장을 이끌었으며, 비핵심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그룹의 시가총액은 5년 전 대비 무려 1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력 있는 사업에 집중한 덕분이다. 구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나섰으며, 차츰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룹 내 배터리사업을 영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돋보였고, 전장사업의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도 주목된다. 그는 이들 사업을 그룹의 주력으로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축으로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사업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대내외적 경영환경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지만, 미래 성장에 불씨를 지속 유지하는 동시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한층 강화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엔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앞세워 혁신 DNA를 심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를 돌파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2021년과 지난해 모바일과 태양광사업 등 부진한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실제 전자 쪽에선 모바일사업 중단으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고 LG전자는 미국의 글로벌 최대 가전기업인 월풀의 매출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구 회장 체제 속 LG그룹은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계열사별로도 전자와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에서 주력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등 점차 몸집을 키워가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져온 구 회장이 지난해부터 신사업 육성을 본격화하는 등 미래성장의 초석을 쌓고 있다”며 “전장사업과 배터리부문의 질적 성장과 함께 바이오, 클린테크 등 그가 낙점한 미래 먹거리들 육성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구 회장은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며 미래 먹거리 육성에 힘쏟고 있다. 올해 3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 참석한 구 회장이 인사말하고 있댜. 사진=LG 제공
그간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구 회장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며 미래 먹거리 육성에 힘쏟고 있다. 올해 3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 참석한 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댜. 사진=LG 제공

◆합격점 받은 구 회장, 공격적 경영 나설지 주목 

‘실용주의’로 요약되는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도 차츰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는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100조원 이상의 투자계획도 내놨다.

“비핵심 사업을 정비하고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 AI와 디지털전환(DX) 등 미래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키워 주력사업의 질적 성장 가속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겠다.”

구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밝혔고, 이는 빈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재계 안팎에선 취임 5주년을 맞는 구 회장의 경영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간 대외 활동과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현장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선 배터리와 AI, 바이오 등 글로벌기업과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LG만의 차별적 가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긍정적이지만, 신사업으로 점찍은 사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 것으로 최근 행보 등에 비춰 그가 본인만의 확고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 줄 것이란 기대가 높다. 

경영에서 합격점을 받은 구 회장이지만,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드 등 부진에 빠진 계열사들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구 회장은 이와 관련 체질 개선에 나서는 동시에 신사업 확대 등으로 분위기 전환에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과 가전으로 대표되던 LG가 자동차 부품과 전기차 배터리 등 전장사업에 힘을 싣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조용한 리더십을 통해 그룹 전체를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등 능력을 입증했지만,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앞으로 구 회장이 어떤 복안을 세울지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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