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발행가, 예정발행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될 수도
엔데믹으로 사업 먹구름… 투자자, 유증 성공 우려 목소리

SD바이오센서 충북 오송 공장. 사진=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
SD바이오센서 충북 오송 공장. 사진=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각종 악재로 힘겨운 상반기를 보낸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가 재무구조 안정화와 운영자금 마련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번 증자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계획했던 자금 확보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메리디언 인수금융차입금 상환에 2582억 사용

21일 업계에 따르면 체외진단 시약업체 SD바이오센서는 지난달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기명식 보통주 2000만주를 일반공모방식으로 발행키로 했다. 예정발행가는 1만5520원으로, 예상 모집액은 3104억원이다.

이 가운데 2582억원은 미국 진단업체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금융차입금 상환으로 사용한다. 나머지 552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예정발행가는 이사회 결의일 전 3~5거래일(6월5~8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주가(1만6328원)로 해 할인율 5%를 적용한 가격이다. 이 기간 주가는 1만5000원 후반에서 1만6000원 초반 대에서 움직였다.

확정 발행가액은 청약 첫 날 전 3~5거래일(18~20일) 가중산술평균주가로 산정한다. 발행가 산정에 해당하는 18일, 19일, 20일 주가는 각각 종가기준 1만1580원, 1만1980원, 1만1970원으로 마감했다. 따라서 최종발행가는 예정발행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사회 결의 후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증자 규모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 2대주주인 바이오노트가 이번 유상증자에 2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했으나, 최종 발행금액이 예상했던 규모보다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에 SD바이오센서 투자자들은 “증자로 3000억원 조달 목적이었으나, 2300억원 정도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격에 유증 참여 얼마나 하려나” 등의 반응을 보인다.

◆상반기, 악재 잇따라… 올해 매출·영업익 감소 전망

SD바이오센서의 사업 전망이 어두운 점도 투자자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확보를 걱정하는 배경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SD바이오센서 매출액은 전년 대비 64% 감소한 1조545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 줄어든 2498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엔데믹 시대가 열리면서 주요 해외 진단업체들의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매출액이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에는 악재도 잇따랐다. 지난 4월27일 SD바이오센서는 국세청으로부터 공장 지방 이전에 따른 세액감면 관련 사유로 1021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 5월에는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품질 문제가 불거져 제품 리콜에 들어갔다. 

이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용량 감소에 치열한 체외진단 시장 경쟁이 더해져 단기간에 매출과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경쟁 업체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신규 경쟁 업체들의 시장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SD바이오센서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SD바이오센서의 일반공모 청약일은 이달 25~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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