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 제품 개발해 조 단위로 매출 올려
엔데믹 이후 매출 감소세, 올해는 작년 절반 예상
메리디안 인수 완료, 체외진단사업 확장으로 승부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가장 크게 누린 기업 중 하나인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 조영식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회사 몸집을 더 키운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 절반 수준을 보일 걸로 전망한다. 조 회장은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 인수로 진단사업을 확장해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 최초 코로나19 진단제품 WHO 긴급사용승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한 후 확진자 폭증을 예상한 조 회장은 진단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회사의 모든 역량을 코로나19 진단 제품개발과 승인에 집중했다. 코로나19 항원신속진단키트 ‘스탠다드Q’ 개발에 성공한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호주 연방 의료제품성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승인도 획득하면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전 세계를 휩쓸었다. 2020년 6월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면서 팬데믹이 시작됐다. 이후 80만명대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환자가 쏟아졌다.

주문은 물밀듯이 들어왔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항원신속진단키트를 전 세계 공급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빠르게 개편했다. 2021년 5월 기준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인 ‘STANDARD Q COVID-19 Ag Test’는 전 세계에서 누적 7억 테스트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출액도 크게 뛰었다. 2020년에 매출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73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가 늘었다. 2021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2조9000억원으로 2조클럽에 가입했다.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진단시약이 이끌었다. 매출구조를 보면 2020년 STANDARD Q를 비롯한 면역화학진단 제품 매출 비중이 88.7%다. 2021년에는 이 비중이 91.09%로 90%를 넘었다. 

STANDARD Q는 코로나19를 포함해 인플루엔자 등 감염 여부를 짧은 시간에 판단할 수 있는 신속항원진단 제품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진단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했다. 조 회장의 신속한 결단력이 만든 결과였다.

◆6개월 만에 메리디안 인수 마무리… 미국시장 공략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 회장은 고심에 빠졌다. 관련 제품 판매 의존도가 높은 까닭이다. 매출도 고꾸라졌다. 지난해 3분기 에스디바이오센서 매출액은 5512억으로, 2분기 매출액 7950억원 대비 30.67% 감소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3분기는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로 전반적인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코로나19 관련 매출 감소로 올해 에스디바이오센서 매출이 전년의 절반인 1조원 중반대가 될 걸로 예상한다.

조 회장은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카드로 인수합병을 통한 체외진단 사업 확장을 선택했다. 지난해 7월 에스디바오센서는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안)를 약 2조원에 인수합병(M&A)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린 그는 이번엔 조 단위 인수합병에 승부를 걸었다. 그동안 아시아, 유럽, 남미, 아프리카에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한 조 회장에게 이제 북미만 남은 상황이다.

지난 1일 에스디바오센서는 메리디안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인수합병 발표 6개월 만에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신속한 결단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메리디안의 인허가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메리디안은 56년간 인허가 노하우로 최근 5년 사이 8개의 제품을 FDA에 등록시켰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FDA 등록 경험이 풍부한 인허가(RA) 전문 인력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미국 FDA 승인 가속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다른 진단기업보다 빠르게 포스트코로나 매출전략을 제시하고, 인수합병도 마무리했다”며 “코로나19 제품 의존도를 낮추면서 미국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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