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프로듀서에서 하이브 수장까지
BTS 프로듀싱으로 빅히트 키운 안목
업계 1위 SM 인수전 참여, 세대교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JYP 프로듀서에서 하이브 의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SM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현실판 재벌집 막내아들 스토리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하이브 홈페이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JYP 프로듀서에서 하이브 의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SM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현실판 재벌집 막내아들 스토리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하이브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음악과 아티스트로 세상에 위안과 감동을 주려는 작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글로벌기업이 됐다. 앞으로도 음악과 아티스트로 모두에게 위안을 주겠다는 처음의 다짐을 잊지 않겠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당시 한 발언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방 의장은  JYP 창립멤버 겸 프로듀서(PD) 출신으로 빅히트엔터를 거쳐 하이브 의장에 올랐다.

엔터업계에서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에 나선 하이브를 두고 방 의장이 현실판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PD에서 국내 엔터업계 절반을 차지하는 회사 의장까지 오른 그가 SM 인수전 이후 보여줄 모습에 관심이 모인다. 

방 의장은 BTS를 시작으로 빅히트에서 하이브까지 상장 성과를 낸 경영자이기도 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방 의장은 BTS를 시작으로 빅히트에서 하이브까지 상장 성과를 낸 경영자이기도 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엔터판 재벌집 막내아들 스토리

방 의장의 경영 스토리는 엔터업계의 세대교체를 보여준다. 그는 SM, JYP, YG 등 3대 엔터기업들이 국내 엔터사업을 주도할 당시부터 업계에서 활동했다. 최근에는 중소기획사가 엔터업계 1위였던 SM을 인수하는 모습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을 연상케한다.

방 의장의 성격은 이런 성장 스토리에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천재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장기 계획보다는 단기 목표를 차근차근 풀어내는 것을 선호한다.

방 의장의 성향은 2019년 서울대 졸업축사에서 일부 드러난다. 그는 “저는 꿈은 없지만 불만은 많은 사람”이라며 “적당히 일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최고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소명으로 타협 없이 하루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왔다”고 말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방 의장을 기획력을 높이 사며 “위대한 코디네이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 엔터사업 초기부터 쌓아온 역량을 상황에 맞게 잘 풀어낸다는 얘기다.

방 의장의 기획력과 추진력이 처음부터 힘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빅히트 초기에는 아이돌 그룹으로 방탄소년단(BTS)을 선보였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방 의장은 BTS 멤버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팬 콘텐츠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큰 인기를 얻은 뒤 그는 BTS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BTS의 성공은 방 의장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졌다.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문화 콘텐츠 주식 종목 중 주식 평가액 100억원 넘는 개인 주주 현황 조사’ 분석에 따르면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재산은 약 2조5684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하이브 지분은 31.8%다. 

BTS는 방 의장이 제작한 아이돌 그룹 중 가장 성공한 사례다. 이후 방 의장은 후속그룹 프로듀싱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BTS는 방 의장이 제작한 아이돌 그룹 중 가장 성공한 사례다. 이후 방 의장은 후속그룹 프로듀싱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BTS 이후 글로벌엔터기업 목표

방 의장은 BTS를 키워낸 PD로 이름을 날린 뒤 급격히 세를 불리기 시작한다. 그는 빅히트를 하이브로 상장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의장자리에 오른다.

업계에서는 방 의장이 이번 SM 인수전 참여한 것이 SM, YG, JYP 3대 엔터 체제에서 하이브와 카카오 양두체제 전환을 본격화하는 것이라 본다. SM은 상당한 수준의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와 사업역량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 의장이 이수만 SM 전 총괄 PD와 함께 SM 인수전에 뛰어든 데는 이러한 사업역량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하이브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 중이기도 하다. 

이미 현재는 미국과 일본에 사업거점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미국 힙합 레이블을 3140억원에 사들이는 등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아직 결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방 의장이 SM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에서는 하이브의 입지가 독보적으로 강해질 것이다.

방 의장의 시선이 글로벌로 향해있는 만큼 SM 인수도 글로벌 엔터기업으로 나아갈 발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구축한 레이블 산하에 SM까지 들어오게 된다면 국내에서 경쟁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BTS 멤버들이 군입대 문제를 겪을 당시 너무 BTS에 의존한다는 것이 약점이 됐는데, 글로벌사업을 확장을 그 해결책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아이돌 그룹들도 글로벌 차트 기록을 세우는 만큼 방 의장의 사업 안목이 성과를 내는 중”이라며 “SM 인수 결과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방 의장의 단기목표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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