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려아연에 5200억 규모의 투자
두 회사의 '2차전지 협력' 기조 뚜렷해져
고려아연, 신공장 건설, 생산량 세계 2위로 '껑충'

고려아연 온산공장. 사진=고려아연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현대차가 고려아연에 5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자사의 전기·하이브리드차에 공급되는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고 고려아연은 세계2위 니켈 업체로 거듭나는 ‘윈윈’ 동맹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폐배터리 활용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된다. 고려아연은 투자금을 활용해 황산니켈 제련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고려아연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계열사인 HMG Global LLC로부터 5272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다.

고려아연은 현대차와 핵심 배터리 원재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2차 전지 물류체인을 포괄하는 사업제휴를 맺었다. 두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핵심 원재료 공급망 확보, 배터리 중간재 공급 등에서 협력한다. 

두 회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충족하는 핵심소재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공동으로 광산에 투자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사업제휴로 2차전지 소재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현대차는 최근 강세를 보이는 중국산 소재 의존도를 다각화 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현대차그룹에서 받은 투자금으로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짓는다.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하는 올인원 니켈 제련소의 생산능력은 연간 4만2600t에 달한다.

여기에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인 켐코의 연간 생산능력인 2만2300t을 더하면 고려아연의 생산능력은 약 6만5000t에 이른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최첨단 제련기술이 집약된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니켈이 함유된 폐배터리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고 고객 요구에 따라 액상이나 결정화된 황산니켈부터 황산코발트, 전구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배터리 핵심원료를 확보하는 일은 배터리 업계와 전기차 제조사가 직면한 리스크(위험 요인)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제휴를 계기로 고려아연은 배터리 전 주기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배터리 업계 성장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력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의 자료에 따르면 황산니켈은 핀란드에 수입 의존도가 50%가 넘을 정도로 높다”며 “현대차·고려아연의 동맹을 통해 2차전지 소재 공급을 다각화하고 이는 전기차의 안정적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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