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최씨일가 공격적 지분 매입, 주총 표대결 불가피
장형진 고문·최윤범 회장 이사회 재선임 둔 충돌 예고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지분 경쟁을 벌이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가 다가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맞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측은 최근까지도 지분 취득에 공을 들였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고 최기호·장병희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영풍그룹의 70년 동맹은 3대째 들어와 균열이 생겼다. 알짜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두 일가간 지분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다.
창업주 세대부터 이어온 공동 경영을 통해 장씨 일가는 영풍의 회로기판사업, 석포제련소 등을 운영하면서 그룹의 투자를, 최씨 일가는 그룹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고려아연의 사업을 각각 이끌어 왔다.
이 과정에서 최씨 일가에선 고려아연의 계열 분리를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한화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LG그룹과 지분을 맞바꾸는 등 우호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이에 장씨 일가 측도 지난해에만 약 2000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했다. 현재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32%로 최씨 일가를 크게 앞선다. 다만 현대차와 한화 등 우호 지분을 더하면 최씨 일가의 지분율은 33%까지 올라간다.
올해는 장 고문과 최 회장의 이사회 임기가 다음달 나란히 만료되는 만큼 이들의 재선임을 위한 표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성장세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로 소액주주들의 신임을 받는다. 문제는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인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이 불발될 경우다.
지난해는 장 고문이 최 회장 선임 안건을 승인하며 화해무드가 연출되기도 했으나, 올해는 치열한 접전이 예고된 상황이다.
장씨 일가는 최씨 일가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막기 위해서라도 표심 결집이 필요다. 현 이사회 구성도 장씨 일가 측 인물은 장 고문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최 회장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총에서 표 대결이 펼쳐진다면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 8% 지분을 보유 중인 국민연금과 33%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최씨 일가는 올해 주총을 통해 고려아연의 경영권 강화에 우선 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다음 수순은 자연스럽게 계열 분리가 될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양측의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이 될 전망으로 고려아연의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최씨 일가의 계열 분리 시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영풍그룹 입장에선 그룹의 실적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알짜 계열사의 분리는 타격이 될 수밖에 없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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