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0.01% 떨어져 17주 만에 하락 전환, 강북구도 내림세
노도강 시세 지지부진… "시장 분위기 가라앉아 집값 떨어져"
내년 집값 하향 안정세 예상, 외곽지역 매물적체 현상 우려↑
실거래가도 잇따라 하락… "원리금상환 부담 커져 가격 조정"

노도강 등 외곽지역이 악세를 나타내면서 집값 하락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노도강 등 외곽지역이 악세를 나타내면서 집값 하락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서울에서 가장 늦게 집값 회복세를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등 외곽지역이 가장 먼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부동산시장 침체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5% 올라 지난주(0.07%)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노원구는 0.01% 떨어지며 하락전환했다. 노원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올 7월10일 이후 17주 만이다. 강북구도 마찬가지로 0.01% 하락하며 2주 만에 하락전환됐다.

두 개 자치구는 도봉구와 함께 노·도·강으로 불리는 서울 대표 외곽지역이다. 도봉구도 이번 주 변동률이 0.01%로 사실상 상승세가 멈춘 상황이다.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면 외곽지역부터 거품이 빠지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노도강의 매매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올해 서울 집값이 반등할 때 노도강 지역 집값 시세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집값이 올 4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후 서울 집값 회복세를 이끌었고 노도강은 3개월 후인 7월부터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기 시작하자 타 지역보다 먼저 집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났다. 시장에서는 내년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정책 대출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출 경직성이 강화하고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주택시장이 다시금 하락 반전할 것이라며 전국 집값이 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여파로 서울에서는 외곽 지역 매수세 위축과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외곽지역은 강남3구 등 주요 지역에 비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금리상승이나 대출규제 강화 등과 직결된다.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도 서울 5개 권역 중 동북권(84.2%)이 가장 낮았다. 매수세가 빠르게 위축되는 것이다.

중저가 아파트의 실거래가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는 전용면적 84㎡는 올 7월에 7억원이 넘는 금액에 손바뀜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6억4000만원(21층)·6억6000만원(3층) 등 6억원대 중반에 거래가 이뤄졌다.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전용 134㎡ 13층 매물은 지난달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월 동일 면적 아파트(8층)이 12억28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134㎡는 2021년 11월 최고 14억1000만원에 거래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노도강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집값이 다시 하락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집값은 대부분 지역에서 오름폭이 줄어들며 관망세가 지속됐다. 강남3구의 상승세도 예전만 못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중 대출 금리의 상승과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희망가격 격차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보이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노도강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이전 대비 가격을 낮춘 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며 “과거 영끌 매수가 많았던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원리금상환 부담이 커지자 가격을 조정해 처분에 나선 집주인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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