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감성에 모바일 최적화… 언리얼 엔진5 기반 전면 재설계
2025년 CBT 예정… 실적구조 다변화 이끌 '게임 체인저' 기대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에서 스마일게이트만큼 극적인 성장 곡선을 그린 기업은 드물다. 2000년대 후반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했던 신생 개발사는 '크로스파이어' 하나로 세계 시장을 휩쓸며 게임 산업의 지형을 바꿨고, MMORPG '로스트아크'로 다시 한 번 정점을 찍었다. 현재는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필두로 IP의 세대 전환과 글로벌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편집자주]

'로스트아크 모바일' 시연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로스트아크 모바일' 시연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에 이어 세 번째 성장 동력으로 '로스트아크 모바일' 카드를 꺼내들었다. 2020년 개발에 착수한 이 프로젝트는 '로스트아크' 지식재산권(IP)을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창조한 정식 후속작이다.

원작의 핵앤슬래시 전투 감성과 세계관은 그대로 유지하되, 모바일에 최적화된 조작 방식과 간편한 유저 인터페이스(UI),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을 적용해 전면 재설계 수준으로 구현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부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수년간 핵심 개발 인력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역량을 쏟아왔다. 정확한 개발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수백억원대 이상이 투입됐을 것으로 예상한다.  

초기 티저 공개 이후 국내외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한국, 일본, 북미 등 기존 '로스트아크'의 핵심 이용자층이 형성돼 있는 지역에서 뜨거운 관심이 감지됐다.

2023년 지스타에서 진행된 시연 행사에는 수천명이 몰려 장시간 대기줄이 형성됐고, 사전 접수도 빠르게 마감됐다.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관련 게시물이 한 달간 1000건 이상 등록되는 등 출시 전부터 활발한 관심이 이어진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해온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책임자(CVO)는 2023년 지스타 현장을 직접 찾아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가장 기대되는 게임"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는 점은 내부의 자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비공개 테스트(CBT)를 2025년 10월에 진행할 계획이다.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처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모바일 전환 성공 사례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한다. 기존 IP 파워, 기술력, 글로벌 퍼블리싱 경험이 결합될 경우 모바일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로스트아크 모바일' 시연 모습. 사진=서울와이어 DB
'로스트아크 모바일' 시연 모습. 사진=서울와이어 DB

◆출시 전부터 뜨거운 반응… 실적 반등 이끄나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단순한 신작 게임이 아니라 스마일게이트의 매출 구조를 재편할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현재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두 IP에 매출의 80% 이상을 의존한다. 특정 IP의 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4년 기준 스마일게이트의 전체 매출은 1조5222억원으로, 이 중 '크로스파이어'가 약 47%를 차지해 여전히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졌다. '로스트아크'는 매출 4758억원, 영업이익 2233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매출이 9.1%, 영업이익이 17.0%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정체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모바일 플랫폼 진출을 통해 신규 매출원을 확보하고, 특정 IP에 대한 수익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할 경우 연간 수천억원대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룹 전체 실적이 연 매출 2조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스마일게이트는 아직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비즈니스 모델(BM)이나 정식 출시 일정에 대해 명확한 윤곽을 내놓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많은 이용자들이 오래 함께할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 중이고, BM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 CBT를 통해 게임성과 안정성을 철저히 점검하고 모험가 피드백을 반영해 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