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원팀' 구상에 엇박자 내는 강성 리더십
2020년의 데자뷔?, 입법 폭주 등 민주당서도 우려
야당엔 해산 압박, 향후 정치적 리스크 부상 가능성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등장은 정치권의 지형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타협은 없다. 대화도 없다. 대신 ‘내란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탄핵반대ㆍ 내란옹호의 보수진영을 통째로 ‘청산 대상’으로 규정했다.
압도적 의석을 쥔 민주당의 전면전을 이끄는 정 대표가 협치를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과 어떤 조율속에 개혁국정의 동반자가 될지 주목된다.
단호한 대결 기조는 한편으론 19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 탄압받던 야당의 투쟁 리더십을 연상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 내에서 ‘과잉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전례를 깬 행보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아예 예방 대상에서 제외하고 진보성향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만을 찾았다. 통상 제1야당을 가장 먼저 만나는 정치적 관례를 건너 뛰었다.
그는 진보성향 정당과 만남에서 “우리는 한 뿌리이자 형제”라며 강한 결속 의지를 드러냈고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협치는커녕 악수조차 거부하겠다는 강경 발언에 보수 진영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도 경계하는 모습이 관측된다.
현재 국회 구도는 민주당의 사실상 단독 집권 체제다. 171석의 거대 의석에 범여 성향 정당까지 더하면 헌법상 정족수 대부분을 충족할 수 있다. 국민의힘의 ‘입법 견제’는 버거운 상황이다.
지난 5일 공영방송 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도 강행 처리됐다.
국무총리 인준, 상임위원장 선임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참관 야당’이 돼 가고 있다.
정 대표는 야당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힘 ‘해산론’까지 꺼냈다. 그는 과거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내렸던 해산 판결을 거론하면서 “국민의힘은 그보다 100배는 해산 사유가 넘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가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출범 직후부터 ‘통합’을 강조해 왔다. 여소야대의 정국을 타개하려면 협치 외엔 방법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당대표 선거 이후에도 그는 “원팀 정신”을 당부하며, 정 대표에게는 협력적 리더십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오히려 “싸움은 내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는 입장이다. 정면승부를 택한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정 대표의 ‘호전성’이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2020년 민주당이 압승 후 독주를 감행했다가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내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의 ‘강경 전면전’을 이제 시작으로 본다. 검찰개혁특위, 사법개혁특위, 언론개혁특위가 줄줄이 가동되고 노란봉투법과 상법개정안 등 핵심 입법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전략이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끝에는 이재명 정부 전체의 리더십 리스크가 놓여 있을지 모른다”며 "정 대표의 강경 행보가 마냥 이재명 정부에게 이득이 되는 것 아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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