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오픈AI 1000억달러 계약 논란, 美 빅테크 일제히 약세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동반 하락하며, 인공지능(AI) 거품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1.50포인트(0.37%) 내린 4만6121.2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95포인트(0.28%) 떨어진 6637.9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5.62포인트(0.33%) 밀린 2만2497.86에 각각 마감했다.
증시 조정 압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파월 의장이 전날 “상당히 고평가된 것 같다”고 언급한 이후 매도 심리가 강화되면서 S&P500지수는 이틀간 0.8%, 나스닥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AI 산업의 ‘거품론’이 불을 지폈다.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체결한 1,000억 달러 규모의 칩 공급 계약이 사실상 ‘순환출자’ 성격을 띠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번졌다.
해당 계약 구조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고 오픈AI는 이를 기반으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월가에서는 과거 닷컴버블 당시 통신장비 업체들의 ‘돌려막기식 매출 유지’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이 해트필드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밸류에이션은 분명히 과도하다”며 “낙관할 실질적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알파벳이 1% 안팎으로 하락했고 마이크론은 견조한 실적에도 AI 거품론 경계 속에 3% 가까이 밀렸다. 오라클 역시 180억달러 규모 채권 발행 소식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일부 종목은 반등에 성공했다. 테슬라는 4% 급등했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AI 투자 확대 계획을 내놓으며 9% 가까이 올랐다.
캐나다 광산 채굴업체 리튬 아메리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분 인수 추진 소식에 무려 95% 폭등했다.
업종별로는 소재(-1%대)와 부동산(-1%대)이 약세를 보였고 에너지 업종은 1.23% 상승했다.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60만7000배럴 감소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