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전세난 우려 겹쳐, 지지율 흔들
민주당 호남·40대층 이탈, 국힘은 TK·70대 결집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한 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추석 이후 형성된 ‘안정 국면’이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외교·사회 현안의 연쇄적 악재가 여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직전 대비 1.3%포인트 낮은 52.2%, 부정 평가는 1.6%포인트 오른 44.9%로 각각 집계됐다. 긍정과 부정의 격차는 7.3%포인트로 줄어들며, 9월 이후 가장 좁은 수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측은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다 추석 연휴 중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논란이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감금·살해 사건에 대한 정부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이 확산되는 등 초반 상승세가 꺾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불거진 ‘전세난 우려’ 역시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리얼미터는 “고강도 공급·세제 개편 대책 발표 직후 무주택 청년층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졌고 이는 중도층 여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당 지지율 조사(10월 16~17일, 유권자 1008명 대상)에선 더불어민주당 46.5%, 국민의힘 36.7%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0.7%포인트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0.8%포인트 상승했다. 양당 간 격차는 9.8%포인트로 직전 11.3%포인트에서 다소 좁혀졌다.

소수 정당 중에선 조국혁신당 3.1%, 개혁신당 3.0%, 진보당 1.4%로 조사됐다. 무당층은 7.4%로, 0.3%포인트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하락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호남권과 40대 핵심 지지층에서의 이탈이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선제적으로 제기하면서, 전통적 지지층인 TK(대구·경북)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결집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일부 조사에서는 ‘야당의 견제 역할 강화’를 긍정 평가하는 응답이 늘어나며, 장동혁 대표 체제 이후 국민의힘이 처음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민의힘은 최근 정부 대응을 정조준하며, ‘국민 불안’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여권 내 한 관계자는 “캄보디아 사건이나 부동산 대책은 정책적 성과보다 심리적 불안을 키운 측면이 크다”며 “추가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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