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기체계·신규 시장 개척으로 지속성 시험대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확장으로… 현지화가 실적 견인
정부 '방산 세일즈 외교' 본격화… 수출 전선 확대 가속

(왼쪽 상단 시계방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 LIG넥스원 지대공미사일 천궁2,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연장 로켓 천무, KAI의 FA-50 모습. 사진= 각사 제공
(왼쪽 상단 시계방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 LIG넥스원 지대공미사일 천궁2,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연장 로켓 천무, KAI의 FA-50 모습. 사진= 각사 제공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올해 3분기에도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2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K-방산은 수출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한 ‘글로벌 산업 전환기’를 맞았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4대 방산기업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1조28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급증했다. 유럽·중동 등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수출 확대와 안정적 내수 수주가 동시 호조를 보인 결과다.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 현지화 전략 가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영업이익 8564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 최대 실적을 냈다. 폴란드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의 본격 납품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회사는 생산·유지보수 거점을 현지로 옮기는 유럽형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수출과 궤도형 장갑차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 1조6196억원, 영업이익 277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유럽·중동에서 현지 조립 및 부품 협력 체계 구축이 이어지고 있으며, 루마니아·페루 등 신규 시장 개척 가능성도 열려 있다.

LIG넥스원은 ‘천궁-II’와 차세대 전자전 장비 양산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 896억 원을 거뒀다. 지난 9월에는 독일 뮌헨에 유럽 대표사무소를 신설하며 직접 수출에서 현지 협력 중심의 네트워크형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KAI는 육군 소형무장헬기(LAH) 납품 지연으로 영업이익이 일시 감소했지만 4분기 반영분과 함께 연말에는 회복이 예상된다. 연말 FA-50PL 시험비행과 연계된 완제기 수출이 2026년 이후 실적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방산4사의 기업로고(CI). CI=각 사 
방산4사의 기업로고(CI). CI=각 사 

◆정부 세일즈 외교 본격화… 국가 단위 수출 지원 확대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에 맞춰 정부도 ‘방산 세일즈 외교’에 속도를 낸다. 지난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폴란드·루마니아·노르웨이를 방문해 체결한 협력 의향서 규모는 총 562억달러(약 79조원)에 달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세 차례 추가 순방이 예정돼 주요 수출국과의 협정 체결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기업 연계형 수출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방산은 반도체·조선과 함께 국가 전략산업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폴란드·사우디·UAE 등과의 공동생산·기술이전 계약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산업 생태계 자체의 외연 확장으로 이어졌다.

올해 4대 방산기업의 수주잔고는 총 1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단기 실적은 호조세지만 과제도 명확하다. 차세대 무기체계 자립과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다.

각사별로 유도무기, 전차, 항공기 등 제품군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부품·소재 국산화와 인공지능(AI)·로봇 기반 생산체계 전환이 다음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속 가능한 기술기반 산업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내수 중심의 방산이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시장이 중심이 됐다”며 “이제는 현지화·기술개발·파트너십이 삼박자로 맞물려야 K-방산이 진정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