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3% 점유에도 척당 2.6배 대형화로 대응
LNG·친환경·스마트십 3축 전략 기술 경쟁 돌입
글로벌 수주 급감 속 K-조선, '질적 체력전' 가속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글로벌 조선시장이 급격한 조정기에 들어섰다. 중국의 물량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는 ‘양보다 질’의 전략으로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10월 글로벌 선박 수주량이 전년 대비 38% 급감했지만 한국은 척수는 줄이면서도 척당 규모를 2.6배 키우며 고부가 선종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수주 급감… 한국 점유율 21%로 방어
10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0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291만CGT(118척)으로, 전월(437만CGT)보다 33%, 전년 동기(471만CGT)보다 38%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13만CGT(98척, 73%), 한국이 52만CGT(9척, 18%)를 기록했다. 겉으론 중국의 독주가 두드러지지만 척당 환산 톤수는 한국이 5.8만CGT, 중국은 2.2만CGT로 2.6배 크다. 양적 경쟁 대신 질적 우위를 선택한 결과다.
1~10월 누적 기준 세계 수주량은 3789만CGT(1,392척)으로 전년 동기(6649만CGT) 대비 43% 감소했다. 한국은 806만CGT(183척, 점유율 21%), 중국은 2239만CGT(895척, 5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 52% 감소했지만 척당 평균 톤수와 선가를 감안하면 한국 조선의 ‘질적 수주’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 '고부가 3축 전략' 대응
HD한국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간다. 하반기 들어 유럽·중동 발주처로부터 고부가 LNG선 계약을 따내며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또한 초대형부터 중형급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구조를 구축하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친환경·스마트십’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독자 개발한 극저온 연료공급시스템(S-Fugas)과 스마트 선박 통합제어 플랫폼(SVESSEL)을 결합해 차세대 친환경 추진선 기술력을 강화하고 유럽 선주 중심의 고사양시장을 공략 중이다.
한화오션은 방산 기술력과 친환경 선박 경쟁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내세운다.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추진선 기술을 내재화하면서 방산 부문과의 기술 시너지를 강화했다. 최근 수주한 LNG운반선에는 자체 개발한 연료공급시스템(FGSS)를 탑재하며 기술 자립 속도를 높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조선 3사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고부가·친환경·스마트화’라는 공통 축을 강화하며 기술 중심 경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질적 수주 전략’은 앞으로 ‘K-조선’이 글로벌시장에서 기술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보다 질의 시대로… 기술전으로 승부
10월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6779만CGT로 전월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3428만CGT(20%), 중국은 약 1억200만CGT(61%)를 차지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4.87로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5년 전(125.55)보다 47% 상승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2억4800만달러, VLCC 1억260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 2억6650만달러로 고가 선종 중심의 강세가 이어졌다.
조선업계는 이번 조정 국면을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의 전환기’로 내다봤다. 친환경 연료 전환과 디지털 조선소 전환 등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단가 경쟁보다는 기술력·생산성 중심의 구조 개편이 가속할 전망이다.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중형선 위주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고부가 선종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며 “한국은 단기 점유율보다 기술력과 품질 중심의 장기 체력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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