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한 자릿수 속 전당대회 앞둬
성비위 후폭풍 등 리더십 시험대 올라
2인 선출 최고위원엔 '4파전' 돌입
각 후보 '개혁·성평등·정당 민주주의' 강조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전국당원대회 출발식에서 발언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전국당원대회 출발식에서 발언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조국혁신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식적인 지도부 선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단독으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2기 체제가 열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위원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당을 다시 맡아 위기 수습에 나섰지만, 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 박스권에 고착된 상황에서 내년 6·3 지방선거는 그의 리더십과 당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2025 전당대회 출발식’을 열고 선거 일정을 공식화했다. 출발식에 참석한 조 전 위원장은 “총선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국회 진입의 문을 열었듯, 지방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의 독자적 동력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당 정치가 구축해 온 낡은 구조에 창조적 파괴를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에서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힌 조 전 위원장은 “과거의 조국은 뒤로하고 ‘새로운 조국’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강한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설 관련해선 단호하게 부인했다. 조 전 위원장은 “설익은 흡수합당론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강철 같은 정당을 만들겠다”며 “민생과 개혁, 선거에 강한 이기는 정당을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내란·극우 세력 국민의힘을 심판하겠다”며 “광역단체장은 ‘제로(0)’, 기초단체장은 ‘반토막’을 만들어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현실이다. 그는 지난 6일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 전당대회 레이스에 나섰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성비위 사태와 당시의 ‘묵인 논란’이 일부 당내·외 비판의 여지로 남아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 신뢰 회복보다 자신의 정치적 복귀에 방점을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지지율 역시 심각한 과제다. 리얼미터가 이달 초 발표한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5%로 나타났다. 의석수 12석으로 원내 3당 지위를 가진 정당치고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의석 3석인 개혁신당(4.2%)보다도 낮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에 조 전 위원장은 “이제 바닥을 다졌다. 내년 6월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현재 조국혁신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방선거 조직 정비와 전략 확보로 꼽힌다. 

창당 9개월 사이 직무대행 체제, 성비위로 인한 비대위 전환 등 격변을 겪으며 지역 기반이 정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 전 위원장은 당대표로 취임할 경우 즉시 ‘지방선거기획단’을 가동하고 직접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자신이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선 “모든 후보가 결정된 뒤 마지막에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 전 위원장과 당의 방향을 결정할 최고위원 선거에는 임형택·(기호1번)·정춘생(기호2번)·정경호(기호3번)·신장식(기호4번)등 4명이 등록했다. 

조국혁신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저마다의 정치적 색채와 전문성을 앞세워 당의 ‘2기 체제’ 구도를 뚜렷하게 형성하고 있다. 

'어대조(어차피 대표는 조국)'조 전 위원장과 서왕진 원내대표 체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개혁 동력을 실질적으로 끌고 갈 실무·정책 주체가 누구인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임형택 후보. 사진=유트브 영상 갈무리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임형택 후보. 사진=유트브 영상 갈무리

후보군의 면면도 다양하다. 임형택 후보(1974년생)는 전북 지역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며 지역균형·도시재생 정책을 다뤄왔다. 임 후보는 조국혁신당 창당 과정 초기부터 참여해 온 핵심 멤버로 꼽힌다. 

서울 중심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관되게 제기해온 그는 “혁신은 늘 변방에서 나온다”고 강조하는 등 지역 분권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당내에서는 호남 기반 조직력을 토대로 최고위원단의 지역 대표성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북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북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혁신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정춘생 후보(1969년생)는 여성·노동·사회적 약자 정책에서 전문성이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법조계와 여성단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평등과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을 대표 의제로 올렸다. 

특히 최근 성비위 사태로 당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만큼 정 후보의 출마는 “당의 취약한 고리를 복원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정춘생 후보는 이와 관련 “당의 윤리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개혁적이지만 균형 잡힌 목소리를 강조해왔다.

정경호 후보는 조국혁신당의  지도부 제도화·시스템 구축 역할을 맡겠다고 약속했디.사진=유트브 영상 갈무리
정경호 후보는 조국혁신당의  지도부 제도화·시스템 구축 역할을 맡겠다고 약속했디.사진=유트브 영상 갈무리

정책기획·전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정경호 후보(1971년생)도 한 축을 형성한다. 그간 조국혁신당의 메시지 체계 정비와 정책 프레임 구상에 깊숙이 관여해온 ‘기획통’으로, 정당 민주주의와 숙의 정치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정 후보는 “토론과 제도가 탄탄해야 정당이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도부 내 제도화·시스템 구축 역할을 맡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 강한 개혁 성향을 앞세운 신장식 후보(1971년생)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변호사 출신으로 노동·인권 분야에서 활동하며 쌓은 개혁 이미지는 당내 강성 지지층 결집에 강점을 갖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4인 중 조국 전 비대위원장 철학과 가장 가깝다는 평가와 당내 강성 지지층 결집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고위원직 선출경선에 나선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는 “개혁은 물러설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히며 검찰개혁·언론개혁 등 굵직한 의제에서 선명한 노선을 유지해왔다. 조국 전 위원장 철학과 가장 가까운 후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인물 경쟁이라기보다 개혁·정책·지역·윤리·조직 등 당의 취약 지대를 누가 메울 수 있는가의 경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각 후보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최고위원단의 구성에 따라 조국혁신당의 진로와 지방선거 전략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당원 투표로 2명을 선출하고 차후 당 대표가 최고위원 1명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최고위원단이 구성될 예정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혁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생존하려면 내부 신뢰 회복이 필수”라며 “호남에선 구도 재정립, 타 지역에선 선택적 민주당 연대로 국민의힘을 견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오는 23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전당대회의 슬로건은 ‘진심으로 다시, 혁신으로 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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