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탈환, 반도체 매출만 90조원대
시설투자 무려 43조원, 매출성장 기여…투자가 곧 경쟁력 입증
파운드리사업 TSMC·인텔 사이서 고전, 추가 투자 나설 가능성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세, 공급난 우려속 점유율 확대에 시동

올해 반도체기업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TSMC와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도 경쟁을 위해 올해 추가 투자에 나선다. 국내외 반도체기업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반도체시장에서 맞붙을 각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지킬지 관심이 쏠린다. 경쟁사들이 내놓은 대규모 투자계획에 밀려 자칫 1위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반도체 1위 삼성, 올해 투자규모 늘리나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을 누르고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반도체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회사는 지난해만 반도체 시설 투자에 무려 43조원을 쏟아부었다.

반도체 분야 매출만 94조원에 이른다. 공격적인 투자가 매출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반도체 부문 성장으로 경쟁사인 인텔(약 93조8000억원)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 3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위 수성을 위해 지난해를 뛰어넘는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올해 계획에 대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수요에 대비해 부품 사업에서 첨단공정을 확대하고, 세트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늘려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분야에 올해도 4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기반 15㎚ D램, V6 낸드 등을 위한 평택과 중국 시안 증설, 공정 전환, 평택 P3 라인 인프라 등 시설에 43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등 경쟁사들도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긴밀히 움직이는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확정했다. 삼성전자도 이에 맞춰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핵심이 반도체사업인 만큼 시장에서는 회사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회사는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로 독주체제를 굳혔지만, 파운드리사업에서는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로 독주체제를 굳혔지만, 파운드리사업에서는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대약점은 파운드리사업, TSMC와 격차 ‘고심’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로 독주체제를 굳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4%로, 2위인 SK하이닉스는 27.2%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삼성전자가 30%를 넘기는 점유율로 1위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최대 약점을 파운드리로 평가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0% 이상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삼성전자는 17% 안팎의 점유율로 2위에 그쳤다.

여기에 인텔이 미국 정부를 등에 업고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에서는 TSMC의 독주체제가 견고하고 뒤에서는 인텔이 치고 올라오는 등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최근 파운드리사업에 대한 감사(경영진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단에 나선 이유는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등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단이 마무리되면 추가적인 인사와 조직개편 등도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 2030은 회사의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내놓은 청사진이다.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구축에 대한 계획이 담겼다. 

또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는 제2 파운드리 공장 설립 계획도 확정했다. TSMC을 따라잡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미세공정에 속도를 올렸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7일 콘퍼런스콜에서 “선단 공정에 따른 국내외 수요에 맞춰 전례 없는 투자로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겠다”며 “역량을 모아서 선단 공정 수율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기업 간 ‘쩐의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1위 수성을 위해서는 투자는 필수다. 메모리반도체 입지가 공고하다는 점에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관련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세와 최근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의 합작 공장 운영 중단 여파로 올해 점유율 확대에 파란불이 켜졌다. 사진은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세와 최근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의 합작 공장 운영 중단 여파로 올해 점유율 확대에 파란불이 켜졌다. 사진은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메모리반도체 입지 견고, 업황 개선세도 빨라져

파운드리사업에서 차질을 빚는 데 비해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전망은 밝다. 업황도 개선 속도가 빨라 제품 가격이 곧 안정화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쏟아진다.

또한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일본 키옥시아의 합작 공장 운영 중단으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WD와 키옥시아가 합작해 설립한 일본 요카이치·키타카미 생산시설 2곳에서 낸드플래시 재료에 오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WD와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통합 시장 점유율은 32.5%다. 해당 공장 생산 차질은 D램 수요 측면에서 악재로 분석된다. 이들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정상가동 시기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오염 피해 정도가 확정될 경우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들과 거래하는 고객사들은 다른 업체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2공장의 증설 작업을 완료하고 생산라인을 100% 가동 중으로 고객사 확보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메모리반도체에서 견조한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점유율 확대에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은 반도체 지원법안을 통해 경쟁사들에 투자도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1위 수성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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