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수시장, 자국 브랜드 판매비중 93% 달해
현지 소비자 70%, 차량 구매시 “가격 가장 중요”
경제성 높인 경형 전기차 출시, 시장변화 시작점

자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압도적인 일본 내수시장도 앞으로 선보일 전기차의 경제성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자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압도적인 일본 내수시장도 앞으로 선보일 전기차의 경제성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자동차시장을 경제성 높은 전기차로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일본 완성차 내수시장의 특성’에 따르면 일본의 완성차 내수시장은 445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의 173만대보다 2.6배 크다.

하지만 일본 내수시장은 자국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매우 높아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린다. 일본 내수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의 판매 비중은 93.4%에 달하고 기업 중에는 토요타의 점유율이 47.4%로 가장 높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28만대 중 대부분은 다임러, 폭스바겐, BMW 등 독일 브랜드다. 그밖에 한국을 포함한 외국 브랜드의 연간 판매량은 4만대 미만으로 존재감이 희미하다.

아울러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인기인 모델은 독자 규격을 가진 경차 등으로 글로벌 호환성이 떨어진다. 지난해 일본 신차 판매의 37.2%는 경차가 차지했고 승용차 판매의 60% 이상이 경차와 소형차에 집중됐다.

좁은 도로가 많고 외부 주차장 이용 비율이 높은 환경 탓에 인기 모델 대부분은 박스카나 해치백 형태를 띤다. 이 같은 특수성으로 일본 내수시장에서 성공하는 글로벌 모델이 드물다. 반대로 일본의 인기 모델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도 흔치 않다.

보고서는 이러한 일본 내수시장의 특성이 급변할 가능성은 작지만 앞으로 선보일 전기차의 경제성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혼다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의 70%는 차량 구매에서 가격을 가장 중요시한다. 한국과 비교해 일본은 자동차세, 보험료, 주차료 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차급(경차, 소형차, 보통차)에 따른 유지비용 차이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승용차의 연평균 주행거리는 6186km에 불과해 전기차의 높은 가격을 낮은 유지비로 보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의 총소유비용(TCO)이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차보다 저렴해지고 관련 인프라 개선이 진행되면서 시장 변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닛산과 미츠비시가 구매보조금 적용 시 178만엔(약 1700만원) 수준의 경형 전기차를 출시했는데 이 모델들이 가격, 유지비, 성능 면에서 시장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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