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TF장에 IT전문가 정성택 부사장 영입
외부 인재 수혈로 신사업·M&A 탄력받을 듯

삼성전자가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수장에 정성택 부사장을 영입·발탁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수장에 정성택 부사장을 영입·발탁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인재 영입을 강조해왔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사업 태스크포스(TF)장에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 출신의 정보통신(IT) 전문가를 영입했다. 

광복절 사면복권이 유력시되는 이 부회장이 외부 인재를 잇달아 수혈하면서 인수합병(M&A) 밑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2017년 전장기업 하만 인수 후 멈췄던 삼성전자의 M&A 시계가 돌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신사업 TF는 올해 5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으로 만들어진 신생 조직이다. 이번에 영입된 정성택 부사장은 조직을 이끌면서 신사업 발굴과 M&A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1995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연계 수석을 차지한 뒤 오랫동안 IT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퀄컴·도이치텔레콤·맥킨지앤드컴퍼니 등을 거쳐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모보탭’에서 총괄사장직도 수행했다.

본인이 직접 실리콘밸리에서 IT 벤처기업 휴먼베스트를 창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핵심 조직인 신사업TF장에 정 부사장을 앉힌 것은 그동안 글로벌 IT업계에서 경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의지도 이번 영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 6월 유럽출장을 마친 뒤 “시장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인재 수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부사장 영입뿐 아니라 최근 외부 인재 발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에 참여했던 투자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반도체혁신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또한 애플 출신 김우평 부사장을 패키징 솔루션 센터장으로 발탁했고, 인텔 출신의 슈퍼컴퓨터 전문가 로버트 위즈네스키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최근 인재 영입을 두고 M&A를 위한 선행 작업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후 대형 M&A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 부회장의 경영 참여 제한이 가장 큰 이유다. 결정권자 부재 속에서는 굵직한 M&A가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향후  이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사업 TF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TF가 삼성전자의 신사업 발굴과 육성, M&A를 주도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한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2022’에서 M&A 관련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키웠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가전·모바일, 인공지능(AI)·로봇·차세대통신 관련 기업까지 M&A 대상으로 거론된다. 업계 안팎에서도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부회장이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오르면 복권과 함께 취업제한도 풀린다. 그의 공식적인 삼성전자 경영 복귀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 경영 복귀 뒤 삼성전자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수 후보군을 물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M&A를 위한 실탄도 충분하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07조84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인텔 등 국내외 반도체 경쟁사들은 이미 M&A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최근 미래 먹거리 발굴의 중요성 역시 높아졌다. 이에 삼성전자도 이 부회장 사면복권을 계기로 M&A 추진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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