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이다.

가파른 물가상승세를 억제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연 2.5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 2.5%가 된 것은 2014년 8월 이후 약 8년 만으로,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를 7차례, 총 2.0%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해 1.25%였던 기준금리를 단숨에 0.75%로 낮췄다. 같은해 5월에는 0.50%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같은해 11월 1.00%로, 올해 1월 1.25%로, 4월 1.50%로, 5월 1.75%로 올렸다. 7월에는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는 2.25%로 올랐다.

금통위는 이번에도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고,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역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달 27일 2개월 연속 자인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다만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금리 수준은 다시 같아졌다. 한미 금리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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