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미국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한 달 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약 22억달러 줄어들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정부는 높아진 환율 수준에도 대외건전성 지표들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외 지급결제와 위기 상황 등에 쓰이는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정부가 시장 개입에 쓸 비상금이 부족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전달보다 2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줄어든 외환보유액은 7월 3억달러 늘며 소폭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외화자산 운용수익,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가 약 2.3% 평가 절상되면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 전체 외환보유액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감소에는 강달러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만해도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4원 오른 1365원에 개장했다. 이는 2009년 4월 21일(고가 기준 1367원) 이후 약 13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위원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이어간 이후부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의 환율 상승세에도 대외건전성에 문제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높아진 환율수준과는 달리,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큰 변화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재차 확대되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율의 경우 달러화가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하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주요국 통화 모두 달러화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8월 들어 무역수지 악화, 위안화 약세 영향 등이 중첩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대표적인 국가신용 위험도 지표인 CDS 프리미엄은 7월 이후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며,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외화조달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통화당국도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통화만 절화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와 함께 다른 주요 국가의 환율과 다같이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50%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몇천억불 모자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하면 더 많이 모자라다는 보도를 많이 봤다"며 "외환보유고가 전 세계 9위라 이렇게 외환보유고가 큰 나라는 그런 기준이 의미가 별로 없다. 그런 기준은 신흥국, 규모가 작은 나라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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