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기업 대외 채무 213조원 돌파
원/달러 환율, 13년6개월 만에 1420원 넘어
환율 상승으로 기업 외화 빚 부담↑, 이익↓

한국은행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한국의 비금융기업(기업) 대외채무 합계는 1491억1070만달러(약 213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한국은행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한국의 비금융기업(기업) 대외채무 합계는 1491억1070만달러(약 213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업의 외화 빚 부담도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한국의 비금융기업(기업) 대외채무 합계는 1491억1070만달러(약 21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52억4210만달러보다 38억6860만달러(약 5조5000억원) 늘어난 데다 역대 최대다. 대외채무는 기업이 갚아야 하는 달러, 유로화 등 외화 빚을 말한다.

2017년부터 2019년 3분기까지 1000억달러선에 머물던 우리 기업의 대외채무는 2019년 1125억9240만달러에서 지난해 1분기 1278억9110만달러, 올해 1분기 1483억3360만달러, 2분기 1491억1070만달러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상반기 대외채무 중 단기는 191억6520만달러(약 27조4000억원), 장기는 1299억4550만달러(약 186조원)이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기업들의 외화 빚 부담을 더욱 키우는 중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7원 급등한 1419.0원에 개장해 곧바로 1421.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장중 142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약 13년6개월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유럽의 에너지 수급 위기 등이 겹치면서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환율 상승으로 부담이 높아지는 주요 기업의 외화부채 규모를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13조6503억원), LG에너지솔루션(9조3642억원), 대한항공(6조7623억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서 환율 5% 상승 시, 이익이 302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상반기 보고서에서 환율 10% 오르면 1669억4800만원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 시 각각 350억원, 284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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