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핵심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 두루 거친 CEO
'위기관리' 능력 탁월… LG디스플레이 실적개선 주도
업황 침체기 등 임기 만료 앞두고 '타개책' 마련 분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LG그룹 재무통으로 불리는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2조원대 호실적을 낸 회사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가전시장 위축으로 재차 부진의 늪에 빠지자 위기 탈출에 사활을 걸었다.

◆‘적자 늪’ LG디스플레이 구출 등 위기 해결사 역할
1961년생 서울 출신인 정 사장은 한영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LG전자 전신 금성사에 입사했다. 냉철하고 꼼꼼한 성격을 지녔다는 평가로 주로 재무분야를 도맡았으며, LG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불린다.
실제 LG전자 입사 후 전략기획팀장과 재경부문 경영관리팀장을 거쳐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이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등 그룹 계열사 CFO로서 경영 개선에 힘썼다.
능력 부분을 인정받아 증권사 연구원들이 꼽은 ‘아시아 최고의 CFO’에도 선정되는 등 확실한 역량을 갖췄다. 특히 LG디스플레이 CFO로 6년 동안 일하며 실적 개선 등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가 LG디스플레이 CFO로 일할 당시엔 회사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2019년 영업손실 1조3594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저조했으나 점차 적자 영업손실 규모는 개선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성과로 능력을 입증한 그는 같은해 LG디스플레이 사장에 발탁됐다.
다음 해인 2020년 연결기준 회사 영업손실은 291억원으로 눈에 띄는 개선을 이뤘다. 고부가제품 비중 확대에 중점을 둔 정 사장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노력에 결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도 상반기에만 매출 13조8483억원, 영업이익 1조2240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고객사 수요에 맞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올레드패널사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형TV에 적용되는 올레드패널 생산량도 본격적으로 늘리며 시장 수요에 대응했다.
정 사장은 이와 함께 올레드제품 사용영역 전반을 넓히기 위해서도 힘썼다. 그는 이와 관련 패널 제조에 한정하지 않고 관련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고, 중국 저가 공세에 밀린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사업 중단 결정도 내렸다.
LG디스플레이 재무구조 개선에 남다른 성과를 보인 그는 다음 단계로 디스플레이솔루션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한 상태다. 하지만 회사의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속 TV용 올레드시장 위축에 직격탄을 맞았다.
◆내년 3월 임기 만료, ‘재무통’ 정 사장 재신임 주목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수요 부진에 제품 가격 하락세까지 겹친 탓이다. 현금성 자산 창출 난항으로 차세대 제품군이 올레드 투자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문제는 사업을 총괄하는 정 사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이다.
회사가 고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정 사장의 재신임 여부에 주목한다. 2012년 연간 영업흑자 전환 뒤 실적 개선을 통해 지난해까지 그가 보인 성과들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정 사장은 이자 부담이 낮은 자금 조달방안을 발굴하는 등 재무구조를 안정시켰고, 업황 회복기에 LG디스플레이 흑자전환의 발판을 마련한 공신이다. 이미 그의 위기관리 능력은 세계에서도 인정했다.
미국 금융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테스터가 2013년 세계 주요 투자자, 증권 애널리스트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들은 테크놀로지 및 하드웨어부문 아시아 최고 CFO로 정 사장을 선택했다.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정 사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무난히 극복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가 이끄는 LG디스플레이는 현금성 자산을 3조원 이상으로 유지하는 한편 재고자산 효율적 관리 등을 통한 고강도 계획을 마련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디스플레이 면적 수요가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LG디스플레이 부진이 한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무개선에 성과를 낸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정 사장 역시 상황 타개를 위해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경쟁력이 낮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신속히 조정하는 한편 수익성 강화 목적으로 대형 올레드부문과 프리미엄시장 점유율 향상에 심혈을 기울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후발업체와 기술격차 확대, 제품 차별화 등으로 올레드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라며 “LG디스플레이 부진은 전방산업 수요 위축 영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정 사장이 재신임을 받아 실적 회복을 위한 기회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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