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투데이] 로켓배송 결실 '첫 흑자' 김범석 쿠팡 의장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지난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다.”

쿠팡이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간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계속된 적자 탓에 여러 차례 위기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계획된 적자’를 강조하며 누적 적자에도 흔들리지 않고 밀어붙인 그의 뚝심이 결국 통했다. 로켓배송의 결실로 쿠팡이 연간 흑자 전환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쿠팡 성공신화 주역

1978년생인 김 의장은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 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김 의장은 2010년 한국에 돌아와 쿠팡을 설립했다. 이후 2014년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이 가장 경계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문제는 지속적인 적자였다. 그간 쿠팡은 총 6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감내하며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 투자를 이어왔다. 시장에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이에 김 의장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준 높은 고객 경험을 만들어낼 때까지 공격적이고 계획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뚝심있게 미션을 수행했다.

쿠팡은 올 초부터 달라진 성적표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올 1분기부터 적자를 줄였고 2분기에는 분기 적자가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흑자 전환을 향한 기대를 키웠다.

3분기에는 드디어 영업이익 1059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년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한 것이 결실을 보면서 로켓배송이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 개선작업 속도

김 의장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 작업에 몰두해왔다. 올 1분기부터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로켓와우 멤버십 가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2분기에는 기존 회원에게도 인상된 가격을 월회비로 받기 시작하면서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됐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00만명으로 2020년(600만명) 대비 50% 증가했다. 이에 쿠팡은 매월 188억원, 연간 2257억원에 달하는 추가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쿠팡은 대한민국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5분 거리에 사는 소위 ‘쿠세권(쿠팡+역세권)’을 구축했다. 김 의장은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이번 실적 원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이외에도 기존에 강점인 생활용품뿐 아니라 패션·뷰티, 신선식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쿠팡의 연간 흑자 달성 여부에 쏠린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흑자 구조에 들어섰다고 보긴 이르다. 쿠팡은 1분기 2600억원, 2분기에는 8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누적으로 보면 아직 2400억원 적자를 내고 있다.

김 의장은 수익성 개선 작업과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기술과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라며 “앞으로 프로세스 최적화, 머신러닝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풍요로운 고객 경험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