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임원 출신 대표적인 '카드맨'
사옥 옮기고 브랜드 개편… 환골탈태 단행
취임 후 실적 고공행진… 시장지배력 쑥쑥
"2위권 올라설 적기, 로카다움으로 승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사진=연합뉴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의 경영전략은 주효했다. 카드사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끊임 없는 혁신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인·법인카드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5위 수준이었던 롯데카드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조 대표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위권을 바라보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롯데카드의 대표에 올랐다. 대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PEF) MBK파트너스로부터 롯데카드를 성장시킬 인물로 낙점되면서다.

그는 현대카드 출신으로 카드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현대카드에서 마케팅총괄본부장, 전략본부장을 역임했고 현대카드의 시장지배력을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M카드·블랙카드 등을 히트작을 만들었다. 

조 대표는 취임 후 롯데카드 간판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롯데카드 색을 빼기 위해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품격과 가치가 있는 브랜드 ▲전문적이고 대담한 브랜드 ▲배려와 생각이 깊은 브랜드라는 '3대 브랜드 기본 정신'을 정립했다. 여기에 롯데카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인 '로카(LOCA)'도 내놓았다. 

사옥을 남대문에서 광화문으로 옮기는 결정도 단행했다. 단순히 사옥을 옮기는데 그치지 않고, 수평적 기업문화와 애자일 조직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좌성배치부터 공간활용까지 손을 봤다.

팀장과 팀원의 자리 구분을 없앴고 모듈형 테이블과 스탠딩 테이블을 설치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했다. 업무와 휴식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 '워킹 라운지'도 7개 층에 마련했다. 

워킹 라운지는 조 대표가 롯데카드 취임 일성으로 언급한 '롯데카드의 5가지 일하는 방식' 포차(POCHA, Positive Thinking / Obsession with Detail / Challenge and Learn / Have Fun / Agility in Strategy)가 반영됐다.

조 대표는 사옥 이전 기념식에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사옥의 인테리어 설계, 디자인 요소들이 직원들에게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롯데카드를 대표하는 '세트카드' 로카 시리즈도 조 대표가 취임 한 후 탄생했다. 로카 카드 1종과 로카 포 카드 1종을 발급받으면 두 카드의 지난달 실적을 합산해 한 카드의 실적만 달성해도 두 카드의 혜택을 모두 받는 게 특징이다. 하나의 카드만 써도 두 카드의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목받았다.

조 대표의 전략은 경영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조 대표 취임 직전인 2019년 당기순익은 571억원이었으나, 2020년 130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21년에는 241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총 2695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3분기만에 작년 실적을 넘은 셈이다.

누적회원수도 크게 증가했다. 취임 당시인 2020년 1분기 누적회원수는 848만명이었으나 올해 3분기 기준 891만명으로 증가했다. 신용카드 이용액도 같은기간 17조2989억원에서 66조680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결과 롯데카드는 조 대표 취임 후 개인·법인카드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조 대표는 그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업계 2위권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리상승과 함께 경기침체로 카드사들이 움츠린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다.

조 대표는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해야 하는 타이밍이 지금 다가왔다고 본다. 롯데카드가 '로카다움'을 만든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기회가 있다고 본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3년 뒤 미래를 보겠다는 생각만 명확히 한다면 두려울 건 사실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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