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단 간담회
회장 선임 들어간 금융지주 공개 압박 해석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의 입에 연임을 준비하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선임권을 뒨 이사회 의장단을 불러 모으고, 이 자리에서 "CEO 선임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하면서다.

이 원장은 이달 15일 은행회관(서울시 중구 소재)에서 진행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JB 총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이사회와 경영진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성·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다.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의 발언을 놓고 윤석열 정부가 금융권 CEO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 원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관한 중징계가 결정되고, 이튿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상 손 회장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원장은 "지금은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사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시점임을 고려할 때 당사자도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손 회장이 연임을 하려면 당국의 중징계 결정을 뒤집는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사실상 연임에 도전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재 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앞둔 곳은 우리금융 외에도 신한금융과 NH농협금융, BNK금융이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본인을 둘러싼 특혜의혹으로 자진사퇴했으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각각 내년 1월과 3월 임기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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