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수용 기상관측용, 미국 과잉 대응… 필요 시 추가 조치"
미국 "민감한 군사시설 지나가… 정찰용 풍선선단 운영 가능성"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미국이 자국영토에서 발견된 중국의 ‘정찰풍선’을 격추했다고 밝히자 중국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정부를 규탄했다. 미국은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도 정찰풍선이 발견됐다며 비행체 분석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5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으로 민간 무인 비행선을 격추한 것에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정찰풍선이라고 말하는 비행선은 민간용"이라며 " 불가항력으로 미국영토에 진입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알렸으나 미국이 해당 비행선을 격추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국방부도 이 비행선이 지상에 군사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했음에도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정찰풍선 사건으로 한동안 양국 간 긴장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측은 '정찰용'이 아니라 '민수용 기상관측용'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정찰풍선의 이동 경로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민감한 군사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지나갔다는 사실을 근거로, 해당 비행체는 정찰용으로 미국영토를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다른 풍선이 최근 중남미에서 발견됐고, 지난 몇 년 동안 아시아와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포착됐다며 중국이 정찰용 풍선 선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정밍뎬 대만 중앙기상국 국장은 "고공탐측풍선이 존재한 건 오래된 일"이라며 "2021년 9월과 지난해 3월 고공탐측풍선이 대만에 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일본에서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번에 격추된 정찰풍선의 잔해를 확보하고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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