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정위 "조선업계, 경쟁제한 우려 해소방안 마련해야"
한화 측 "시정 조치 제출 등 관련 내용 전달받은 바 없어"
기업결합 심사 지연에 초일류 우주·항공·방산사 도약 지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부터 다섯번 째)과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부터 네 번째) 및 임직원들이 3일 오후 열린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부터 다섯번 째)과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부터 네 번째) 및 임직원들이 3일 오후 열린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항공·우주·방산사업 확장을 목표로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에 이어 ㈜한화 방산부문까지 합병을 마치며, 완전체로 재편을 완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빌딩에서 방산 통합사 출범을 기념하는 ‘뉴 비전 타운홀’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와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를 비롯한 약 130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개척하고, 지속 가능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초일류 혁신 기업’이라는 비전을 내놨다.

그는 “우리는 국가대표 기업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자유세계를 수호할 책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 등에서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해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해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한화그룹을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손재일 대표 역시 “자회사는 물론 그룹 내 계열사와 협력 관계를 확대해 2030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손 대표는 ‘뉴 모빌리티 패러다임 드라이버’를 골자로 한 3대 비전을 발표했다. 

3대 비전에는 방산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토털 디펜스 솔루션 제공을 비롯한 ▲독자 엔진부터 우주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는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 리더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같은 친환경 동력 육성을 기반으로 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시장 진출 등의 계획이 담겼다.

한화그룹은 내부적으로 항공·우주·방산 통합기업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지만, 대우조선해양 기업 결합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둔 상태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한화그룹은 내부적으로 항공·우주·방산 통합기업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지만, 대우조선해양 기업 결합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둔 상태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내부적으로 방산기업 통합을 마친 그룹은 대우조선해양 합병이라는 마지막 과제를 남겨 둔 상태다.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해선 현재 9부 능선으로 평가됐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심사까지 무사히 통과했다. 

그룹은 기업결합 관련 공정위를 제외한 7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지만,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실제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고 조선업계의 경쟁제한을 우려, 독점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정조치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양측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방안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화에선 이와 관련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적 없고, 협의 중이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기업결합 심사 중 때아닌 공정위와 한화그룹 간 불거진 기싸움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다. 일각에선 합병이 막판에 좌초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양사의 결합이 전면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심사가 지연될 여지는 충분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한화와 공정위 측 모두 기업결합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양측이 이른 시일 내 해결점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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