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3남, 역할 구분 뚜렷해져
오너가 경영 전면에, 승계작업 신호탄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사진=한화 제공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사진=한화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화그룹의 3세 경영 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 지난 13일 한화솔루션에서 갤러리아 부문이 인적분할됐고,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 승계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전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부문 인적분할의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회사는 분할을 통해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각자가 주력하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상이한 사업환경과 독립경영 필요성 증대 등이 분할 배경”이라며 “사업부문을 인적분할 함으로써 태양광 등 에너지 솔루션분야에 집중해 전문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건 가결에 따라 분할기일은 오는 3월1일로 확정됐다. 신설회사인 한화갤러리아는 다음 달 중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될 예정이다. 주당 액면가는 500원이며 발행 주식 수는 1억9499만8510주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인 셈이다. 갤러리아 부문은 인적분할 이후 프리미엄 리테일 등 유통업과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해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3세 경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그룹 주축으로 자리 잡은 한화솔루션을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맡기고, 유통부문 신사업을 주도하는 삼남 김동선 한화솔루션 전략본부장에겐 갤러리아 분할을 통해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김동관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분야인 방산과 제조, 우주사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동선 본부장도 홀로서기에 나서며 일선에서 호텔·리조트·유통사업을 총괄,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화생명에서도 전날 조직개편을 통해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설된 최고글로벌책임자(CGO)에 선임했다. 앞서 그는 수년간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역할을 맡아 디지털 혁신에 경험을 쌓았다.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CGO까지 겸임하게 된 김동원 사장은 앞으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해외법인을 둔 한화생명의 글로벌사업을 이끌면서 현지 시장에서 네트워크 확장과 신사업 발굴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해졌고,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각자가 담당할 역할도 확실해졌다”며 “지난해 김동관 부회장·김동선 본부장, 올해 김동원 사장 등 오너가 전진 배치로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으며, 승계작업의 경우 갤러리아 분할을 계기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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