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전국 신규 분양단지 60% 이상 미달
서울·지방 양극화 심화, 2분기 청약 결과 주목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1분기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의 60% 이상이 미달된 가운데 서울은 100% 청약 마감에 성공했으나, 지방의 경우 미달된 곳이 속출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분양단지 34개 중 1·2순위 내 청약이 마감된 곳은 13곳(38.2%)에 불과했다. 특히 21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하는 등 단지 수 기준 미달 비율은 61.8%다. 

지난해 1분기 총 87개 분양단지 가운데 21개 단지(24.1%)만 미달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침체된 청약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실제 대구와 경북, 전남, 전북, 제주, 충남 등 6개 지역엔 1분기 각 1개 단지씩 분양됐음에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1분기에 8개 단지가 분양돼 75%인 6개 단지가 미달됐으며, 인천은 5개 단지가 분양돼 1개 단지만 마감돼 미달 비율은 80%를 차지했다. 이에 올해 아파트 청약 1순위 경쟁률은 평균 5.1대 1로 전년(11.4대 1) 대비 절반 가량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만 상황이 달랐다. 1분기 분양된 3개 단지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고, 총 393가구(청약 가구수) 모집에 2만2401명이 신청해 청약 경쟁률은 평균 57대 1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수요자들은 여전히 고금리 등의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실질적인 미분양은 건설사들이 공개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분양단지 가운데 일부는 중도금 대출 이자가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이자(3∼4%대)보다 높은 6%대에 달하는 등 이 같은 상황이 청약을 주저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장 업계에선 청약시장이 올 2분기를 기점으로 살아날지 주목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와 관련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 이후 일부 반등 조짐을 보이는 곳도 있지만, 여전한 집값 하락세와 경기침체로 청약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도금 대출과 무순위 요건 완화 등 청약제도 개선으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입지 여건이 좋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청약자가 몰리겠지만 지방은 미분양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청약 미달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만 전국 41개 단지에서 3만251가구(조합원분 포함한 총가구수 기준)가 분양되는 등 2분기에 총 98개 단지, 7만3000여가구가 분양을 앞둔 상태로 청약 결과가 앞으로 청약시장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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