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 50% 이상 주저 앉아
글로벌 시장 침체·제품가격 하락 영향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몰아닥친 한파로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3조원대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50% 이상 감소해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 1분기 매출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 순손실 2조58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고, 영업손실률은 무려 67%에 달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다운턴 상황이 지속되는 등 수요 부진과 제품가격 하락세까지 이어지며 영업손실이 확대됐다”면서 “다만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판매량이 늘어나 다가오는 2분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고객이 보유한 재고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2분기부터는 메모리 감산에 따른 공급 기업들의 재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 시장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서버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고용량 메모리를 채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 역시 분위기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서버용 DDR5, HBM과 같은 고성능 D램, 176단 낸드 기반의 SSD, uMCP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해 매출을 늘려갈 방침이다. 앞서 전사적으로 투자를 줄였지만, AI 등 시장 변화를 주도해 나갈 산업에 활용될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투자는 지속 중이다.
아울러 10나노급 5세대(1b) D램, 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정을 통한 양산 준비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업황 개선 시점에 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 상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DDR5·LPDDR5, HBM3 등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 라인업에 당사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보이며,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