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15% 이상 감소… 감산효과 나타난 듯
수요 개선 가시성 확보되기 전까지 지속 전망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에 밀려 D램 점유율 3위로 내려 앉았다. 점유율에서 마이크론에 2위 자리를 내준 건 9년 만이다.

2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1분기 D램 매출액은 전 분기(28억2900만달러)보다 8% 줄어든 27억22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은 23억1200만달러로 전 분기(33억8600만달러)와 비교해 31.7%나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에서도 마이크론에 밀렸다. 마이크론은 1분기 시장 점유율 28.2%를 달성하며 23.9%를 기록한 SK하이닉스를 제쳤다.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역전된 것은 중국 공장 화재가 발생했던 2013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은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SK하이닉스는 출하량이 15% 이상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출하량 감소는 감산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실적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 4분기 감산발표와 동시에 반도체 제작에 쓰이는 소재인 웨이퍼 투입량 조절에 나섰다.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11월 사이로 알려졌다.

보통 웨이퍼 투입 후 제품 출하까지 4개월이 소요돼, 업계는 올해 1분기 감산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실적발표에서 “D램이 전분기 대비 약 20%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반도체 수급균형을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 모두 감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감산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감산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관련해 “생산 조정은 수요 개선의 가시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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