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력 메모리반도체 부진 영향
전 세계 경기침체 지속 등 전방산업 수요 회복 더뎌
업황 회복 진단 잇따라 "올해 2분기 점차 살아날 것"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경기침체에 따른 전방산업 위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업황 불황기가 지속됨에 따라 생산량 조절로 대응 중이지만, 수요 회복이 지체되면서 연일 악전고투하는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54조4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52조1878억원) 대비 4.3% 늘어난 수치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에 재고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재고자산 규모는 17조1822억원으로 지난해 말(15조6647억원)보다 9.7% 늘었다. 지난해의 10조3926억원과 비교하면 65.3% 증가했다.
이처럼 양사는 불어나는 재고와 관련 감산을 선언했으나, 전방산업 부진 등으로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업황이 개선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반도체 재고 부담은 여전하다.
이에 당장 업황이 살아날 시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선 모바일과 PC 등의 교체 주기를 분석해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올 2~3분기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와 보고서를 내고 “현재 글로벌 반도체산업의 위축된 분위기는 2분기에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EMI는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이 시장 환경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면서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재고정점과 가격하락 둔화세가 바닥을 찍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재고 조정에 고객사 재고 수준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긴 부진에 터널을 벗어날 것이란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도 잇따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를 기점 반도체 업황의 저점 통과를 예상한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진행과 재고 하락 등으로 하락 폭이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D램과 낸드 가격 인하에 보수적 대응이 전망돼 가격전략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만으로 수급은 균형에 접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