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가격인하 신호탄… 빵·과자값도 주목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과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과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농심, 삼양라면 등 라면업계가 제품값을 내리기로 하면서 제빵·제과업계로 가격 인하 바람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 달 1일부로 신라면 봉지면의 출고가를 4.5% 내린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인하된다.

삼양식품 역시 같은날부터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대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내리기로 했다. 이들의 라면 가격 인하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현재 오뚜기와 팔도 등 다른 라면업체도 가격 조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라면업체들의 가격 인하 이후 과자와 빵 등 다른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움직임도 주목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제 밀 가격이 내려간 것과 관련해 라면값을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6일 제분업체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밀가루 가격 인하를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 제분업계는 다음 달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분업계가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제빵·제과업계의 원가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농심이 주력 과자 제품인 새우깡 가격을 100원 내리기로 하면서 주요 제빵·제과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13년 전인 2010년 당시 라면 가격 하락을 시작으로 제빵·제과 등 식품기업들이 줄줄이 가격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당시 과자 7개 제품 가격을 4∼14% 내렸고 크라운해태 역시 참크래커와 아이비의 가격을 10∼12% 인하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브랜드도 빵값을 낮췄다.

다만 올 하반기 농가 생산비 상승으로 원유 가격 인상이 예정돼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가격 인상은 원유 리터(ℓ)당 69~104원 범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원유 기본 가격이 ℓ당 49원 인상되자 흰 우유 제품 가격은 10% 안팎으로 올랐고 아이스크림 가격은 10∼20%대로 인상됐다.

일각에서는 원유값 상승에 따라 우유가 들어가는 빵, 과자 등의 가격도 오르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런 우려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빵류, 과자류 등의 원료 가운데 우유 비율이 각각 5%, 1% 수준인 만큼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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