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철근 누락 등 '총체적 부실', 시공사 잘못으로 결론
"모든 기둥 철근 세워졌으면 사고 발생하지 않았을 것"
GS건설 재차 고개 숙여 사과… "조사 결과 받아들인다"
검단 단지 '전면 재시공'… "총 1조원 비용 들어갈 전망"

GS건설이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해당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사진=GS건설 제공
GS건설이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해당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사진=GS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올 4월 발생한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원인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가운데 시공사인 GS건설이 ‘전면 재시공’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지난 1일까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실시한 사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주 원인은 하중 등을 고려한 구조검토 없이 작성한 부실 설계와 이마저도 따르지 않고 보강철근을 누락해 시공한 건설사의 잘못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세부적으로 보면 붕괴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슬래브(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판 형태의 구조물) 인근의 설계 도면을 분석한 결과 구조 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했으나 기둥 15개소가 전단보강근(철근) 미적용 기둥으로 표기됐다.

만약 모든 기둥에 철근이 세워져 있었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조위는 콘크리트의 강도도 기준보다 낮아 붕괴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사조위 조사 결과 발표 직후 GS건설은 잘못을 인정하고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GS건설은 “이번 사조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입주예정자들께서 느끼신 불안감과 입주 시기 지연에 따르는 피해와 애로, 기타 피해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기타 실수를 저지른 점도 깊이 반성하고 역시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실시공으로 사고가 발생한 만큼 GS건설을 향한 비난이 쏟아진다. 이에 GS건설은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미지 회복과 피해자들을 위해 검단신도시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 브랜드의 신뢰와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입주 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할 것”이라며 “시공사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단지는 1666채 규모로 현 공정은 67% 정도다. 재시공하면 입주까지 최소 4∼5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철거비와 재시공 비용, 입주자 지체보상금 등을 포함하면 소요 비용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올라 재시공 비용만 35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이파크는 시공사가 추산한 재시공 비용이 4000억원 정도로 책정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었던 것 아니냐”며 “아파트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니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국민들 앞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붕괴 건설현장의 불법 하도급 가능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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