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약세 지속
올 1분기 이어 영업익 급감 불가피
정유 4사, 재고 평가 손실 등 고심↑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던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정제마진 동반 부진 속 2분기도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던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정제마진 동반 부진 속 2분기도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정유사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지난해와 다른 업황 흐름 속 수익성을 가늠할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마저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역대급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먹구름이 잔뜩 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올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 강세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던 것과 달리 최근 분위기는 침체된 상황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추락하는 등 2분기도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정제마진은 지난해 6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9.5달러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 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마찬가지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미미했다.

이에 지난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 4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4%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3% 감소한 3750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61.3% 감소한 5157억원을 거뒀고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각각 3068억원(-72%), 2590억원(-63%)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이미 반 토막 이상으로 깎인 상황이지만, 2분기는 전분기 대비 더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결과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604억원, 271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한 수치다. 업계는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비슷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70~80달러대에서 횡보하며, 정유사들의 재고 평가 손실도 늘었다. 여기에 올 여름 드라이빙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수요 또한 업계를 고심에 빠뜨린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후퇴 우려 등이 여전하고, 수요 위축 상황도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정제마진 약세 흐름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지난해와 정반대의 실적이 예고된 상황에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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