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 공동매각 공고… '민영화작업' 가속
1조원가량 영구채, 주식 전환해 함께 매각 추진
공개입찰방식, 유력 인수후보로 SM그룹 급부상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지난 20일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민영화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HMM 제공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지난 20일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민영화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관리해왔던 국적 선사인 HMM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1, 2대 주주인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은 전날 매각 공고를 내고, 민영화 작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당장 산은은 1조원에 달하는 HMM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구주와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매각 지분은 총 3억9879만156주로 현재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포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다. 잔여 영구채의 경우 HMM이 상환권행사로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고가 나오면서 매각 작업이 닻을 올렸고, 연내 공개입찰방식을 통해 HMM의 새주인 결정될 전망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와 관련 “매각 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 태핑(의사 타진)을 진행한 결과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SM그룹이 HMM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공객적으로 내비쳤고, 자금 동원 측면에서 지닌 강점을 부각했다.

업계에선 산은이 연내 매각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인수 후보자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민영화는 속전속결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매각 절차가 속도를 내기 위해선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최대 5조~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각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영구채 처리 문제와도 얽혀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인수해야 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SM그룹 외 현대글로비스와 LX그룹, CJ그룹 등이 또 다른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지만, 이와 관련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영구채 처리 방향이 결정됐음에도 인수가격 마지노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이는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오현 회장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HMM 적정 인수가를 4조5000억원으로 제사했다. 산은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선 우선 협상자를 선정한 뒤 논의하겠단 입장이다. 

한편 예비입찰제안서 제출 마감 기한은 다음 달 21일 오후 5시다. 산은과 해진공은 이후 입찰 적격자를 선정하고, 실사를 거쳐 오는 1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거래 종료 목표 기한은 올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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