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째 글로벌 대형엔진시장서 1위, 인수로 라인업 강화
점유율 탄력적 성장 기대, 친환경시장 대응도 가능할 듯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선사에 인도된 20만 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시운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선사에 인도된 20만 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시운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 생산 기업인 STX중공업을 인수했다.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기준 대형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 36%를 기록해 34년째 1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엔진 라인업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1일 파인트리파트너스는와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HD한국조선해양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 652만4174주 및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 536만4670주를 인수하게 된다.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하는 것으로 거래 총액은 813억원이다.

STX중공업의 경우 글로벌 선박엔진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부문 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한국조선해양은 단숨에 엔진부문 라인업의 폭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또 미래 선박에 핵심으로 꼽히는 이중연료엔진의 기술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탈탄소와 환경규제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이 보유한 터보차저 분야 역량을 확보해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영업을 강화해 중국 등 해외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1979년 첫 대형엔진을 생산한 이래 올해 3월에는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2억마력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 중이며, 점유율도 탄력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인수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시켜 증가하는 친환경 엔진 수요에 부응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선박 엔진시장에서 펼쳐질 한화오션과의 맞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또 다른 엔진 기업인 HSD엔진을 품고 선박 생산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이뤄낸 바 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의 핵심인 엔진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양사가 벌이는 경쟁을 통해 국산 엔진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은 선박의 핵심이다. STX중공업을 품은 HD한국조선해양에서 앞으로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엔진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글로벌 엔진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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