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전 상무 사모펀드와 연대, 지분율 확대
올해 정기주총서 '조카의 난' 재현 가능성 높아져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펀드와 손잡으면서 특별관계인 지분을 확대하는 등 경영권 분쟁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펀드와 손잡으면서 특별관계인 지분을 확대하는 등 경영권 분쟁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이자 1대 주주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펀드와 손잡으면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했다. 그는 지난해를 제외한 매년 주주제안에 나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으나, 정기주주총회 표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차파트너스와의 연대는 특별관계인 지분 확대를 통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독단적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는 미소각 자사주가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이어 “독립성 결여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사회로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저평가돼있다는 점에 대해 차파트너스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가 금호석유화학의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경영 투명성 강화, 소액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대로 박 전 상무 측 특별관계자 수는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보유 지분율 역시 기존 10.16%에서 10.88%로 증가했으며, 당장 차파트너스는 다음 날 열릴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총에서 자사주 소각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을 주주제안 했다. 현재 박 명예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은 7.14%, 아들 박준경 사장은 7.65%를 각각 보유 중이다. 

박 전 상무가 우호 세력을 모으며, 보유 지분에서 앞선 상황이다. 공개매수 등을 통한 지분경쟁까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는 모습이다.

박 전 상무가 사모펀드와 손잡은 것도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 등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부진한 실적에 따라 올해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붙잡기도 어려워 보이며,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표 대결이 펼쳐질 경우 사측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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