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창업 이후 이커머스기업으로 전환
'로켓배송' 혁신 도입… 2021년 뉴욕 상장
대규모 물류센터 선점, 쿠팡이츠도 론칭
코로나19 수혜… 대만, 핵심 성장시장 지정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회사를 업계 1위로 만들며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회사를 업계 1위로 만들며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혁신을 불어넣은 인물이다. 그는 쿠팡을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기업으로 만들었고 로켓배송과 직구라는 핵심사업을 바탕으로 쿠팡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김 의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며 쿠팡의 로켓성장에 연료를 불어넣고 있다. 과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김 의장이 쿠팡을 어디까지 성장시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계 한국인, '한국의 아마존' 만들다

김 의장은 1978년생으로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비즈니스스쿨에서 MBA과정을 마쳤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명문대 출신들을 겨냥한 월간지를 만드는 ‘빈티지미디어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매각했고 2010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친분을 쌓은 윤선주 이사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동문인 고재우 부사장과 함께 쿠팡을 설립했다.

소셜커머스기업으로 시작한 쿠팡을 이커머스기업으로 전환한 뒤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적 서비스를 도입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가장 의식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불과 30억원의 투자로 올해 기준 5만명 이상의 직원을 둔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 의장은 2014년부터 익일배송을 내세운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도입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다른 택배 업체를 쓰지 않고 직접 고용하는 모델은 쿠팡이 최초다. 타업체와 비교해 우월한 급여 조건과 친절도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다. 불어나는 몸값과 수익을 바탕으로 쿠팡은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며 2022년 국내 쇼핑몰 업체 거래액 및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에서 네이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23년 1분기에는 이마트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며 국내 유통업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쿠팡은 성장 핵심사업인 로켓배송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을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한 권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미 대규모 물류센터를 미리 확보해 올해까지 전국 모든 지역이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km 이내에 들어가게 됐다.

김 의장은 “우리는 고객에게 ‘와우 모먼트’를 선사하기 위한 수십년간의 여정에서 초기 단계에 있다”며 “상품 셀렉션·가격·서비스 개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고객과 판매자, 브랜드를 위한 ‘가치의 선순환’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매출  11조9763억원 기록해 2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쿠팡 제공
쿠팡이 매출  11조9763억원 기록해 2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쿠팡 제공

◆멈추지 않는 실적 '대박행진'

쿠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례적으로 수혜를 받았다. 하루 평균 주문량이 평소 180만건 안팎이었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뒤 300만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던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쿠팡은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국 단위의 배송 인프라를 갖춘 만큼 전국에서 마스크와 식료품 등을 찾는 고객들이 몰렸다.

코로나19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쿠팡의 편리함을 경험한 고객들은 꾸준히 이용했고 현재는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기업으로 여겨진다. 이에 자연스럽게 실적도 대박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쿠팡Inc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0조357억원)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달러 기준 분기 매출이 80억달러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1억4900만달러)으로, 지난해 2분기 34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435억원(3100만달러)로 1438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김 의장은 “2분기 신규 활성고객 증가가 가속화됐고, 활성 고객당 지출액도 크게 늘었다”며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들이 견인한 것으로, 가장 성숙한 고객군을 포함한 모든 고객집단(cohort)에서 두자릿수대의 견고한 지출 증가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의장은 대만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쿠팡 제공
김범석 의장은 대만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쿠팡 제공

◆포트폴리오 확대, 해외·AI 공략

그는 빠른 배송과 가격 파괴를 내세우며 성장시킨 쿠팡의 몸집을 더 불릴 계획이다. 2019년 음식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쿠팡이츠를 선보였고 지난해 와우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업계에 큰 혁신을 일으켰다.

배달앱 시장에서 오랫동안 3위에 머물렀던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을 도입 이후 요기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서비스 시작 후 1년도 안 돼 제주도까지 진출하며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키웠다.

아울러 2023년 12월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했다. 파페치는 2008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명품시장까지 접수해 고객들의 니즈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많은 국가 중에서도 대만을 핵심 국가로 설정했다. 그는 향후 몇 년간 의미 있는 현금흐름을 창출할 위치에 있다고 분석해 2021년 대만에 로켓배송을 도입했다.

김 의장은 “대만은 한국에서 소매 서비스 확장을 시작한 초기 몇 년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어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재구매 고객 덕분이다. 추가된 신규 고객이 성장에 기여하고 활성 고객이 전 분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며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집단 지출이 지속적으로 강화된 데서 비롯한다"고 밝혔다.

쿠팡에 따르면 2분기 대만 사업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증가세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도입도 확대해 효율성도 챙길 예정이다. AI는 수년간 쿠팡 운영의 핵심이다.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 전반을 개선해 향후 성장 동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김 의장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는 초기 구현 단계의 신규 개발 코드 중 최대 50%가 AI로 작성되고 있다"며 "AI를 통한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강화가 쿠팡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을 기대한다. AI를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의 장기적 동력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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