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민주당, 인사검증 논란 속 국감 개시 1시간 만에 정회
송언석·이기헌 퇴장 과정 충돌, 서로 "먼저 몸 던졌다" 공방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의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에 대한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6일 여야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 문제를 놓고 또 다시 정면으로 충돌했다.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국감은 멈춰 섰고 퇴장 과정에서는 여야 의원이 몸을 맞부딪히는 이른바 ‘배치기’ 상황까지 벌어지는 등 국감장은 사실상 아수라장이 됐다.
시작은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서 비롯됐다. 박 의원은 “김현지 실장을 잘 알지 못한다”며 “공적 자리에 있는 만큼 경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인사기록카드 제출을 요구했다.
이어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법률비서관을 지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겨냥해 “오늘 감사는 이재명 대통령실 5개월만이 아니라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실 3년을 돌아보는 자리”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채 의원은 “주 의원은 이해충돌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면서 “이 자리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 증인석에 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도 반발했다. 그는 “제가 김 실장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떠난 지 1년 반이 지났고 이미 지난해 국감에서도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 의원도 운영위에 있는데 왜 나만 이해충돌이냐”고 몰아붙였다.
여야 의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언을 쏟아내며, 국감장은 순식간에 혼탁해졌다.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결국 시작 한 시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졌다. 정회 후 여야 의원들이 국감장을 빠져나가던 중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신체 접촉이 발생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의원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고 제가 피하지 않자 몸이 그대로 부딪쳤다. 명백한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의원은 “급히 다른 국감장으로 이동하는 중이었을 뿐”이라며 “오히려 송 원내대표가 몸을 던지듯 부딪혀왔다”고 맞받았다.
서로가 서로를 ‘가해자’로 지목하는 상반된 해명이 이어졌다. 35분 뒤 국감은 재개됐지만 상황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다시 불붙으면서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특정 인물이 실세라는 억측과 공세가 많다”고 지적하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모든 인사는 제도에 따라 민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이미 비선에 의한 국정운영의 폐해를 경험했다”며 국민의힘 측을 겨냥했다. 반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올해 국감은 김현지로 시작해 김현지로 끝나는 모양”이라며 “출석 여부가 왜 바뀌었는지,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인지”라고 따져 물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이와 관련 “부속실장에게는 국회 출석 의무가 없고, 오히려 오전 중 출석하려 했으나 국회 여야 협의에서 거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논란 정리를 시도했다.
앞서 민주당은 오전 출석만 허용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그 정도 시간으로는 충분한 질의가 불가능하다”며 맞서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결국 국감의 첫 장면은 대통령실 정책 검증이 아니라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출석 여부 공방, 그리고 여야 충돌이 전부를 집어삼킨 셈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