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미분양 우려가 크다.” 한 부동산 관계자가 최근 부동산시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시절 급등했던 집값은 날개 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다만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분양을 하지 못하는 단지가 늘어나는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하락했다. 전국 집값은 지난주(0.20%)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0년5개월 만에 최고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0.22%)은 20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며 2012년 9월(-0.17%) 이후 10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아 주택시장 분위기가 쉽게 반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도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에 수요자들의 관망세는 짙어지고 매수심리도 위축된 모습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77.7)보다 0.8포인트 낮은 76.9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6월 둘째 주(76.0)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2019년 6월 둘째 주(76.0)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해당 지수는 올 5월 첫째 주(91.1) 이후 2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물론 급등했던 집값을 고려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희소식이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집을 팔려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은 적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됐고 물량은 쌓여만 간다.

이에 주택시장에서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지방에서 뚜렷했던 미분양 공포는 수도권까지 번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5012가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경기도 안성시와 양주시를 제 72차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집값은 분명히 더 떨어져야 한다. 다만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어지면서 거래를 진행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수요자들은 앞으로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가 약속했던 대규모 공급 물량을 푼다면 악성 미분양 아파트는 늘어날 확률이 높다.

집값이 떨어지면 내집마련의 꿈이 더욱 가까워진다. 하지만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사업을 운영하기 힘들어지고 결국 국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 없이 부동산시장에 찬 바람만 분다면 그저 좋아할 수만은 없다. 정부는 빠른 대응과 대책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사전에 끊고 빠른 시일 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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