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사업 투자금 대비 줄줄이 부진, '만년 적자'
실적 개선 등 다시 시험대 올라, 앞으로 행보 주목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주력사업 외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해 키워 온 화장품과 엔터테인먼트가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엔터와 화장품사업에서 고전 중이다.

본업인 의약품사업과는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화장품과 엔터 등은 오랫동안 공들인 사업이지만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서 명예회장은 신사업으로 점찍은 사업들의 부진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그가 2013년 인수해 애지중지 키워 온 셀트리온스킨큐는 만년 적자다. 회사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2016년 48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업손실액은 이후 ▲2017년 361억원 ▲2018년 172억원 ▲2019년 129억원 ▲2020년 70억원 ▲지난해 1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서 명예회장의 장남 서진석 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그쳤다. 

앞서 회사는 바이오 기술력을 화장품에 접목한 시너지를 예상하고 야심차게 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실패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서 명예회장은 유통망 채널 구축에 심혈을 쏟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가 1500억원을 투자한 화장품사업은 지속된 부진으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에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적극적인 해외판로 개척 등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보단 해외 진출을 통해 실적 부진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력이다. 최근 회사는 해외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대에 나섰다.

업계에선 해외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유통채널을 공고히 구축한다면 사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 명예회장 입장에서는 화장품사업 실적 개선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엔터테인먼트사업도 또 다른 고민거리다. 셀트리온은 2017년 인수한 드라마제작사 드림E&M을 지금의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역시 지속적인 투자에도 2018년 영업손실 25억원, 2019년 3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손익분기점(400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관객 17만명을 동원하면서 처참한 흥행 실패를 맛봤다.

드라마사업도 부진한 건 마찬가지다. 신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악영향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에게 미치고 있다. 부채비율이 치솟고 있어 일각에선 서 명예회장의 다음 행보를 예의 주시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스킨큐어·엔터테인먼트에 그동안 서 명예회장이 공들인 시간과 투자액이 상당하다. 지속되는 부진을 끌어안고 있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며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에 대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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