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조사 마친 이 대표 "정치적 쇼 느낌, 국가권력 사유화"
여·야, 소환조사 놓고 또 충돌... 민주당 "정치아닌 수사해야"
국민의힘 "없는 죄 만들 수 없어, 사법 시스템 부정하는 것"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 지난 28일 12시간 넘게 이뤄진 피의지 신문 조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 지난 28일 12시간 넘게 이뤄진 피의지 신문 조사를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경기도 성남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다만 그는 12시간 반 넘게 진행된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채 “33쪽 분량의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한다”고 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이 대표를 소환해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연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대표가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오후 9시에 조사를 종료했으며, 피의자 신문조서 기재 내용 열람 절차까지 끝냈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면서 대기하던 취재진에게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추가 소환을 위해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제시한 자료를 또 제시하는 행위야말로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반복적 질의와 자료 제시, 같은 자료를 낭독하는 행위 등이 야간조사 제한 시간인 오후 9시까지 계속됐다”며 “이 대표 측의 잇따른 항의에도 검찰을 피의자의 인권을 짓밟는 행태를 벌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이 대표와 박 대변인 주장에 “조사는 지연 없이 신속히 진행됐고, 오히려 이 대표가 출석을 지연했다”며 “장기간 진행된 비리 의혹 등의 조사 범위와 분량이 상당히 많았다. 최종 결재권자에게 보고된 결재된 자료를 토대로 상세한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 보인 태도를 맹비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당당히 맞서겠다고 큰소리치면서 정작 검사 앞에서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검찰 조사에 응한 이 대표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조사받으며 한 것이라고는 미리 준비한 진술서를 내민 것밖에 없다. 그러나 검찰 진술서로는 국민을 설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장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있는 죄를 덮을 수도 없지만, 없는 죄를 만들 수는 더더욱 없다. 세상이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모두 망신 주기 정치쇼, 보복이고 독재냐”며 “차라리 더 이상 출석하기 싫다고 솔직히 고백하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렇게 당당한 피의자를 본 적이 없다”며 “사법 정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법치와 정치의 개념과 시스템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슷한 취지의 논평을 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이번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음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당 차원에서도 이 대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정적 제거용 조작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규정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편파·불공정 수사를 비롯한 인권침해·망신주기 갑질 수사”라며 검찰을 직격했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에 2차 출석을 요구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구속영장 청구 시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2차 조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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