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등 ‘반사이익’, 국내 무역수지 개선에 공헌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이전까지의 수출액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금액으로만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수출액 사상 최대는 2012년 533억달러다.

대한석유협회(KPA)는 지난해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570억3700만달러(약 73조7400억원)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수출액은 전년 대비 71.2% 늘었다. 2011년(64.2%)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정유업계 원유 수입액은 954억5000만달러다. 석유제품 수출 증가로 이 중 60%를 회수했으며, 국가무역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간 정유업계는 2012년부터 원유도입액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해왔다. 

특히 지난해 회수율은 역대 최대치로 석유제품 수출액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품목 중 2위를 차지했다. 2021년 5위에서 3단계 오른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석유수급 차질이 석유 수출 호조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수출 증가는 물론 수출단가도 상승했고, 정유업계는 이에 맞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동률을 최대(79.4%)로 끌어올리는 등 제품 생산 및 수출에 주력했다.

이 기간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배럴당 121.1달러로 전년 대비 53% 올랐다. 수출 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배럴당 18.5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8.7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액 중 4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휘발유(19.4%), 항공유(18.0%), 나프타(4.9%) 등이 뒤를 이었다. 총 수출 물량은 12.1% 증가한 4억7100만배럴로, 이는 상암 월드컵구장을 3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물량이다.

항공유는 수출액 증가율이 130.8%로 가장 높았고,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2021년 58개국으로 집계됐던 석유제품 수출국은 지난해의 경우 64개국으로 늘어 시장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국가별 수출액 기준으로는 호주(18.3%), 싱가폴(12.1%), 미국(8.3%), 중국(7.9%), 일본(7.7%) 순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석유제품 수출규제 확대와 중국 방역 완화에 따른 수요증가 등 석유제품 수출을 둘러싼 긍정과 부정 여건이 혼재됐다”며 “업계는 우수한 정제역량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및 수출지역 다변화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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