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정유업계 큰 폭의 성과급, 국민은 '부글부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그들만의 잔치가 미담은 아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해 정제마진 개선으로 호실적을 올린 정유업계가 역대급 성과급 잔치를 예고했다. 가장 먼저 현대오일뱅크가 기본급 1000%의 성과급 을 지급하기로 했다. 회사의 성과급 규모는 실적과 연동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가 연말 성과상여금으로 기본급의 1000%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정유사들이 큰 폭의 상여금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초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컸던 만큼 고생한 구성원들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조7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8516억원) 대비 226% 증가하는 등 국제유가 변동성을 극복하고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역시 같은 기간 각각 4조6822억원, 3조5656억원, 4조30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각 사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60%, 103.8%, 186% 뛰었다. 올 상반기도 업황은 긍정적으로 실적 호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서민들은 해당 시기 휘발유, 경유가격 급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정유기업들에 대규모 성과급 관련 불만도 잇따랐다. 기름값 폭등 이후 가격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헤맸던 국민 입장에서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한동안 잠잠했던 횡재세 도입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인 정유사,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 움직임을 보였고, 실제 관련 법안도 발의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정제마진이 폭락하면서 기업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횡재세 도입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잠잠했던 횡재세 도입은 올 초부터 정유사의 역대급 성과급 규모로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 정유 4개사, 16개 은행에 초과 이익의 최대 50% 이상을 세금으로 물려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가 미담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지난 2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을 통해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정유사 임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한해 연봉 2~3배 가까이를 연말 상여금으로 챙겼다”고 말했다.
특히 “제가 대표발의한 법인세 개정안으로 횡재세가 도입됐으면 예년보다 월등히 늘어난 정유사와 은행의 이윤, 세법상 초과이득에 대해 실효세율 30% 수준에서 횡재세가 부과됐을 것”이라며 “상여금 수준도 지금보다는 낮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석유와 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정용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의 추가 인상이 예정됐다”며 “올해는 소수의 횡재가 대다수의 고통과 소외가 되는 불의와 비효율이 시정되는 해가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다수 네티즌도 댓글을 통해 “물가상승에 허덕이는 서민들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며 정유업계 성과급 잔치를 비판했다. 연초부터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상황이 반발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의 비판적 시각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성과급은 타 업종 대비 적은 인력풀을 갖춘 어려운 환경 속 올린 성과를 보답하는 차원”이라며 “한 해 수익은 미래사업 추진에도 사용된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국내 친환경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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