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전년 순익 대비 13.8%↑
대통령 "은행은 공공재" 엄포에… 수수료 감면 제공
대출금리 조정… 기준금리 상승에도 반대로 '뚝'

4대 금융그룹(신한·KB국민·우리·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익이 16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사진=서울와이어 DB
4대 금융그룹(신한·KB국민·우리·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익이 16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4대 금융그룹(신한·KB국민·우리·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익이 16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금리 상승기 예대마진 효과를 톡톡히 누린 탓이다. '이자장사' 논란에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들은 각종 수수료 감면 혜택과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7일 KB금융그룹을 시작으로 신한금융·우리금융그룹(8일), 하나금융그룹(9일)이 각각 지난해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익 컨센서스는 16조5514억원(에프앤가이드 추산)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실적으로 전년도 순익 14조5429억원에 비해 13.8% 늘어난 실적이기도 하다.

금융그룹별 당기순익 전망치는 신한금융 4조9635억원, KB금융 4조7814억원, 하나금융 3조6711억원, 우리금융 3조1353억원이다.

4대 금융그룹의 역대급 실적에는 지난해 시작된 한은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간 차익)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대응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2.25% 포인트 올렸다. 반면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여신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수신금리는 천천히 올렸다. 예대금리차가 2014년 이후 역대 최고(2.46% 포인트) 벌어졌다.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에도 여론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각 은행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250%을 임직원에게 제공한 것을 두고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질타의 목소리를 내면서다.

윤 대통령은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공공재"라고 언급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은 발생한 이익의 최소한 3분의 1은 국민 또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의식한 듯, 이달 10일부터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만 60세 이상 고객의 창구 송금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1일 19일부터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없앴고,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시점에 모바일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를 발표했다.

대출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다.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기준)는 연 4.950~6.890%로 집계됐다. 지난달 6일 연 5.080~8.110%보다 상단이 1.220%포인트, 하단이 0.130%포인트 하락했다. 기준 금리가 지난달 13일 올랐는데도 은행 대출 금리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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