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증권사보고서 정량화, 거시경제지표 예측
"정보 범위 한계점 없어, 경제분야서 활용도 높아"

한국은행이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를 취합, 분석한 결과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한국은행이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를 취합, 분석한 결과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이 주목하는 챗GPT를 국내 최고 경제분석기관인 한국은행도 높이 평가했다. 숫자 대신 텍스트를 통해 다양하면서도 유용한 경제적 정보를 만들어 낼 것이란 기대다. 

한은은 지난 16일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 분석을 통해 ”앞으로 텍스트 분석에서 챗GPT가 유의미한 경제적 정보를 추출하는 등 경제분석 자동화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은이 증권사 보고서 텍스트 분석을 통해 기업 업황을 산업별로 추정한 ‘텍스트 업황 지수’를 파악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은 2019∼2022년 증권사가 발간한 기업 분석보고서 12만8000건을 입수해 보고서 내 숫자 정보를 모두 제거한 뒤 텍스트에 담긴 정성적 정보를 자연어처리 기법을 활용해 이뤄졌다.

그 결과 챗GPT는 산업별 동향은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등 주요 경제 이슈까지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를 정량화했다.

서범석 한은 거시모형팀 과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텍스트 정보에 숫자가 전달하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가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정보 범위에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텍스트 분석 기술은 경제 분야에서도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많은 양의 텍스트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취합할 수 있다면 기업 정보의 1차 생산자인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취합할 수 있다”며 “정보의 2차 가공자인 경제분석 연구자들의 업무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개선될 부분도 남았다. 서 과장은 이와 관련 데이터 특성상 오류가 많이 포함될 수 있고, 저자의 선입견 등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으로 꼽았다.

한편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는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도 적극 활용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AI 기반 리서치 서비스 ‘AIR’(AI Research)를 활용해 지난해 국내주식 종목을 분석다. KB증권의 경우 지난 13일 미국 상장사의 공시정보 분석과 가상투자 결과 보고서를 동시에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선보였다

서 과장은 이처럼 챗GPT 열풍이 한때 인기로 머물지 않는 동시에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텍스트를 이용한 깊이 있는 경제분석을 위해서는 GPT와 같은 거대 통계 모형의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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