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여부엔 신중한 입장 내비쳐
미국 금리인상 여부·가계부채 이유로 꼽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제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참석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국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번 동결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지만, 이 총재는 연내 인상 여지를 남겼다.
그는 “당장은 아니지만 금리 격차, 외환시장 불안 등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있다”며 “금리 인상 근거가 사라졌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인하 여부에 대해서도 당장 미국의 금리인상과 가계부채 등 여러 이유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2.7%로 하락한 것을 두고선 “기저효과가 있었고, 연말까지 물가가 3%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많은 분이 이제는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2번 더 올릴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가 여기서 금리를 내리면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도 충분히 내려갈지 확신이 없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3개월 가계부채가 증가했는데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지만, 부채가 너무 늘어나면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전 세계 경기와 관련해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 같은데, 중국은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하며 “단기적으로 반도체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따라 성장률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내 수출의 양대 축을 차지는 미국과 중국 경기 흐름에 따라 국내 경제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들 뒀다. 그는 “한은의 공식 입장은 올해 1.4%, 내년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속도가 문제지만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